
‘라스트 댄스’ 북중미 미션 ‘韓최다골+원정 신화 쏴라’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의 대표 ‘아이콘’인 손흥민(토트넘)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 오른 ‘홍명보호’의 캡틴으로 커리어 4번째 월드컵 도전이 유력하다.
손흥민의 지난 월드컵 도전사는 그야말로 희로애락으로 점철됐다.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 시절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만 22세 나이에 처음 본선 무대에 도전한 그는 조별리그 2차전 알제리전(2-4 패)에서 ‘월드컵 1호골’을 터뜨렸지만 팀의 패배로 웃지 못했다. 또 대회를 1무2패로 마감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 펑펑 눈물을 쏟아야 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사령탑은 현재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으로 본선 1년을 앞두고 떠밀리듯 A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가 지도자로 첫 실패를 맛봤다. 12년의 세월이 지나 내년 북중미 땅에서 다시 의기투합해 높은 꿈을 그린다.
손흥민의 두 번째 월드컵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주가를 높이던 2018년 러시아 대회다. 신태용 감독 지휘 아래 호성적을 기대했는데 1승2패, 조 3위로 탈락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멕시코와 2차전(1-2 패)에서 환상적인 왼발 감아 차기 슛으로 한국의 대회 첫 골을 터뜨렸을 뿐 아니라 독일과 3차전(2-0 승)에서는 후반 막판 김영권의 선제 결승골의 기점이 되는 코너킥과 더불어 추가 시간 상대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가 골문을 비운 틈을 타 폭풍 같은 질주로 왼발 쐐기포를 터뜨렸다. 월드컵 단일 대회에서 멀티골을 넣었을 뿐 아니라 승리로 이어지는 득점을 해내면서 4년 전 실패 아픔을 일정 부분 털어냈다.
커리어 세 번째 도전이던 2022년 카타르 대회는 마침내 기쁨의 눈물로 포효한 무대다. 직전 2021~2022시즌 아시아인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오르는 등 최고 오름세를 탄 그는 불행하게도 월드컵을 앞두고 안와골절상이라는 최악의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월드컵 출전 의지를 불태우며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뛰었다. 시야에 불편함을 느낀 채 100% 컨디션을 지니진 못했으나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2-1 승)에서 종료 직전 천금 같은 어시스트로 황희찬(울버햄턴)의 결승골을 도왔다.
이 승리로 한국은 초반 2경기 무승(1무1패)을 딛고 조 2위를 기록,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 역사를 썼다. 아쉬운 건 브라질과 16강전(1-4 패)까지 손흥민이 4경기를 뛰고도 득점하지 못한 점이다.
만 34세 나이에 출전을 그리는 북중미 대회는 손흥민 월드컵 커리어에 ‘라스트 댄스’가 유력하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처럼 자신을 이을 차세대 기둥과 어우러져 뛰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인 만큼 모든 것을 쏟아부을 태세다.
그가 북중미 본선을 밟으면 홍명보, 황선홍, 이운재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역대 4번째로 월드컵 통산 4회 출전자가 된다.
카타르에서 해내지 못한 득점을 추가하면 한국인 역대 월드컵 통산 최다 득점 보유자가 된다. 현재까지 그는 안정환(3골) 박지성(3골·이상 은퇴)과 이 부문 공동 1위다. 기왕이면 승리, 그리고 16강 진출 이상을 이끄는 득점포가 되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