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일원인 북한의 진옥(28)은 지난 29일 남한에서 잊지 못할 생일을 보냈다.

그날 저녁 이재근 진천선수촌장이 사온 생크림 케이크 주위로 남북 선수들이 다 함께 모여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2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한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단의 주장인 진옥은 그전부터 충치로 고생하고 있었다.

생일에는 치통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해졌다. 진옥은 통증이 멈추지 않자 진천선수촌 관계자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했다.

이를 보고받은 이재근 진천선수촌장은 즉각 조치에 나섰다. 치과 이동진료 차량이 신속하게 선수촌으로 달려왔다.

이호식 부촌장은 30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진천선수촌은 스포츠 치의학 협회와 양해각서(MOU)가 맺어져 있다"며 "이동식 차량이 와서 신경 치료를 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28일부터 합동 훈련에 들어간 남북 선수들은 이날 훈련을 마친 뒤 한자리에 모여서 진옥의 생일을 축하해줬다.

대한체육회가 찍은 생일파티 사진 속의 진옥은 밝게 웃고 있었고, 수줍은 표정으로 케이크를 자르는 모습도 담겼다.

30일에는 북한의 최은경(24)이 생일을 맞아 이틀 연속 생일파티가 열렸다.

전날 북한의 금강산 남북 합동문화공연 취소 일방 통보로 찬물이 끼얹어졌지만, 단일팀은 흔들리지 않고 결속력과 조직력을 높여가고 있다.

남북 선수들은 28일부터 4∼6인용 식탁에 함께 앉아 밥을 먹고 있다. 서로 언니 동생 하면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단일팀은 한국 선수 23명에 북한 선수 12명이 가세해 총 35명으로 구성됐다.

새러 머리 총감독은 28일 첫 합동 훈련부터 라인마다 북한 선수 1명 이상 들어가게 하는 방식으로 남북 선수들의 호흡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