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vs '왼손의 마법사' 필 미켈슨

[주말화제]

11월 추수감사절 라스베가스서 맞대결 확정
PGA 우즈 79승, 미켈슨 43승 '영원한 라이벌'
이긴 사람 상금 독식…마이크 착용하고 경기

흑인으로 사상 처음 마스터스를 제패하며 '골프 황제'가 된 타이거 우즈(43)와 '왼손의 마법사'란 애칭으로 불리며 백인 골프의 마지막 보루 같은 존재였던 필 미켈슨(48). 이 두 사람이 900만 달러(100억원)를 놓고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

두 사람의 맞대결 TV 중계를 맡은 터너미디어는 23일 "추수감사절인 11월 24일 우즈와 미켈슨이 라스베가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코스에서 18홀 매치플레이를 펼친다"고 발표했다.

현대 미국 프로골프계의 두 지존의 대결, 흑백 대결, 오른손잡이(우즈)와 왼손잡이(미켈슨)의 대결…골프 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맞대결이 아닐 수 없다.

수치만 놓고 따져보면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79승(메이저 14승)을 거둔 우즈가 43승(메이저 5승)을 기록한 미켈슨에 훨씬 앞선다. 그러나 골프를 쳐본 사람이면 누구나 경험했듯이 숫자는 숫자일 뿐이다.

백인들의 놀이터였던 마스터스에서 1997년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등장한 우즈는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을 열었다. 그보다 다섯 살 위인 미켈슨은 마술을 보는 듯한 어마어마한 쇼트 게임 능력으로 팬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20년 전부터 골프계를 반쪽으로 갈라놓다시피 했던 두 라이벌이 40대에 벌이는 맞대결은 그래서 더 세기의 대결일 수밖에 없다.

사실 이 둘은 전성기 시절 미국과 유럽의 골프 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같은 팀으로 경기하면서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을 만큼 사이가 냉랭했다. 그러나 우즈는 이런저런 성추문에 시달려 왔고, 미켈슨은 경기력이 떨어진데다 얼마전 US오픈서 그린 밖으로 굴러가는 공을일부러 치는돌발 행동으로 비난을 받는 등 동변상련의 처지라서 그런가마스터스에서 함께 연습 라운드를 하는 등 점점 친근감을 나타내는 이벤트도 많아졌다.

이번 대결에선 이기는 선수가 900만달러를 독식한다. 이 상금은 이 대회 중계사인 터너 스포츠가 중계권료와 유료 방송 수익금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선 롱기스트 드라이브와 파3홀 니어 핀 대결도 펼친다. 두 선수와 캐디는 마이크를 착용하고 경기한다

▣ 경기전 말 대결
대결을 앞두고 미켈슨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즈에게 "이 대회는 당신이 벌 수 있는 가장 쉬운 900만달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우즈는 "당신은 나와의 대결을 통해 자랑거리를 얻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