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할나위 없는 겨울을 보낸 류현진(32·LA 다저스)이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조기 합류한다. 지난 해 11월 20일 한국으로 돌아갔던 류현진은 약 9주 동안 잠실구장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지난 해 당했던 내전근 부상을 피하기 위해 유연성 강화에 신경썼고 스프링캠프에 앞서 불펜피칭까지 소화했다. 일찌감치 컨디션을 끌어 올린 류현진은 30일 LA에 도착, 서둘러 다저스 스프링캠프 장소인 애리조나 글렌데일로 향할 계획이다.
겨울 훈련 프로그램부터 바꿨다. 지난 2년 동안에는 어깨 재활 훈련의 비중이 컸다. 2015년 투수로서 사망선고에 가까웠던 어깨 수술을 받은 만큼 어깨 부상 방지에 각별히 신경썼다. 그런데 2018시즌 내내 어깨에 문제가 없었고 근력도 수술 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김 코치는 "이번 겨울부터는 재활이 아닌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현진이가 지난 해에도 평소보다 빨리 페이스를 올렸고 공을 던질 수 있는 상태에서 스프링캠프에 들어갔는데 올해도 비슷한 페이스로 훈련을 진행했다"며 "계획한대로 순조롭게 몸을 잘 만들었다. 오키나와에서 불펜피칭 두 번했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잠실에서 한 번 더 불펜피칭을 했다"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했던 내전근 부상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했다. 김 코치는 "투수들이 컨디션이 좋을 때 내전근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몸이 가벼우니까 평소보다 힘을 더 쓰고 보폭도 좀더 크게 하다가 내전근을 다친다"며 "이번 겨울에는 내전근 유연성을 강화하는데 신경썼다. 따로 프로그램을 추가해 유연성 강화 훈련을 꾸준히 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내전근 부상을 당했던 지난해 5월 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에 대해 "경기 전 몸상태가 이상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갑자기 내전근에 통증이 있어서 나도 많이 당황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을 다쳤다"고 돌아본 바 있다.
류현진은 앞으로도 김 코치와 함께 한다. 다저스 구단에 김 코치를 전담트레이너로 고용할 것을 요청했고 다저스 구단은 류현진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지난해 11월 다저스 구단의 퀄리파잉오퍼를 수락해 연봉 1790만 달러를 받는 류현진은 2019시즌 후 다시 프리에이전트(FA)가 된다. 거액을 받고 FA 재수를 택한 만큼 겨울마다 함께 했던 김 코치와 손잡아 시즌 완주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상식에서 2019시즌 목표로 20승을 잡은 것도 단순히 선발승을 바라보는 게 아닌 풀타임 소화에 대한 의지였다.
류현진은 6년 전인 2013시즌 30경기 192이닝을 소화했다. 빅리그 첫 해부터 규정이닝(162이닝)을 훌쩍 넘겼으나 이후 5년 동안 한 시즌 최다 이닝은 152이닝(2014시즌)이었다. 2019시즌 목표로 삼은 시즌 완주를 이룬다면 다음 겨울 FA 계약 또한 순조로울 전망이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2013, 2014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됐다. 커브가 부쩍 향상됐고 컷패스트볼이 추가되면서 보다 편하게 빅리그 괴물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어깨 수술에 따른 구속저하도 극복했다. MLB닷컴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2019시즌 류현진이 클레이턴 커쇼,워커 뷸러에 이은 다저스 세 번째 선발투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해 포스트시즌과 마찬가지로 정상을 노리는 다저스에서 상위 선발진 구실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