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관록은 무서웠다. LA 램스가 패기를 앞세워 통산 두 번째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에 도전했지만 관록을 자랑하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 패하고 말았다.
램스는 3일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19시즌 NFL 챔피언 결정전 제53회 슈퍼볼에서 뉴잉글랜드에 3-13으로 패했다.
이로써 세인트루이스에서 LA로 다시 돌아온 램스는 내셔널 풋볼 컨퍼런스 챔피언에 만족하며 이번 시즌을 모두 마쳤다.
램스의 패기를 관록으로 누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슈퍼볼에서만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21세기 최고의 팀으로 이미지를 완성했다.
1959년 창단 한 뉴잉글랜드는 이날까지 모두 11차례 슈퍼볼에 진출해 2002년, 2004년, 2005년, 2015년, 2017년에 이어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2년 연속 슈퍼볼 우승.
이로써 뉴잉글랜드는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더불어 슈퍼볼 최다우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6차례의 우승은 모두 2000년 부임한 빌 벨리칙 감독과 같은 해 팀에 합류한 쿼터백 톰 브래디가 일궈낸 업적이다.
NFL 역사상 가장 위대한 쿼터백으로 평가받는 브래디는 개인 통산 9번째 슈퍼볼 무대에서 6번째 우승 반지를 끼어 찰스 헤일리(55)를 넘어 이 부문 단독 선두가 됐다.
수비수인 헤일리는 샌프란시스코 49ers에서 2회, 댈러스 카우보이스에서 3회 등 총 5회 슈퍼볼 우승을 경험했다.
슈퍼볼 사상 최다 나이 차를 보인 쿼터백 대결에서 관록의 브래디(42)가 램스의 3년 차 쿼터백 제러드 고프(25)에게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첫 패스를 인터셉트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브래디는 4쿼터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262패싱야드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고프는 229패싱야드를 기록했다.
두 쿼터백 모두 몸을 사리지 않는 적극적인 수비로 이날은 터치다운 패스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브래디는 35차례의 패스 시도 중 21개를 성공하며 인터셉트 1개에 색을 1차례 당했지만 고프는 36차례 시도 중 19개를 성공시키며 인터셉트 1개에다 색을 4차례나 당했다.
두 팀은 슈퍼볼 역사상 처음으로 3쿼터까지 단 하나의 터치다운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상대의 수비라인에 꽉 막혀 있었다.
뉴잉글랜드는 2쿼터 키커 스티븐 고츠코우스키의 42야드 필드골, 램스는 3쿼터 키커 그레그 주얼린의 53야드 필드골로 3-3 동점인 상황에서 좀처럼 터치다운을 하지 못했다.
파이널 쿼터에서 브래디의 관록이 돋보였다.
브래디는 타이트엔드 랍 그론코우스키, 와이드리시버 줄리안 애들먼를 활용해 성큼성큼 전진했다.
특히 브래디가 그론코우스키에게 뿌린 18야드, 29야드 패스가 연이어 적중하면서 골라인 직전까지 다가선 뉴잉글랜드는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러닝백 소니 미셸의 2야드 러싱 터치다운으로 팽팽하던 균형을 깨고 리드를 잡았다.
반격에 나선 램스도 고프의 패싱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고프가 던진 회심의 패스가 골라인 4야드 앞에서 상대 코너백 스테폰 길모어에게 인터셉트 당하는 바람에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다.
공격권을 가져온 뉴잉글랜드는 미셸의 26야드 러싱으로 퍼스트 다운을 가져왔다.
뉴잉글랜드는 경기 종료 1분 12초를 남기고 고츠코우스키의 41야드 필드골로 승부를 결정짓고 빈스 롬바드리 트로피를 6번째 품에 안았다.
램스는 1971년 마이애미 돌핀스 이후 두 번째로 슈퍼볼에서 터치다운을 기록하지 못한 팀으로 기록됐다. 60차례 플레이 중 27번이 제자리에 머물거나 오히려 뒤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