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16강 안착

'코트의 악동' 닉 키리오스(호주·33위)가 이번엔 관중석에 앉은 팬과 말싸움을 벌였다.
키리오스는 24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이애미오픈 단식 3회전 두산 라요비치(세르비아·44위)와 경기 도중 관중석 앞쪽에 앉은 남성 팬과 시비가 붙었다.
AAP통신 등 호주 언론에 따르면 "1세트 도중 시작된 키리오스와 관중 사이의 논쟁이 수차례 벌어졌고 팬 역시 지지 않고 맞받았다"는 것이다. 키리오스는 팬을 향해 "여기서 지금 뭐 하는 거냐"라며 "일요일 밤인데 다른 할 일이 없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싸움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랠리가 끝날 때마다 계속됐다. 이쯤 되면 키리오스는 상대 선수와 싸운 것보다 오히려 팬과 싸움에 더 집중한 셈이다. 결국 해당 팬을 경기장 밖으로 내보냈고 키리오스는 마치 경기에서 이기기라도 한 것처럼 손뼉을 치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이 팬이 키리오스에게 한 말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지 중계팀은 "머리나 깎고 오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키리오스는 경기를 마친 뒤 "그 팬이 먼저 안 좋은 이야기를 내게 했다"며 "입장권을 비싸게 샀을 텐데 좋은 경기를 볼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나도 '다른 할 일이 없냐'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관중이 '여기로 와서 얘기하라고 하기에 '지금은 경기 중이라 그럴 수 없다'라고도 답했다"고 덧붙였다. 심판과 언쟁을 수시로 벌이는 키리오스는 심지어 상대 선수, 볼 퍼슨 등과도 자주 충돌을 빚어 '코트의 악동'이라는 별명이 붙은 선수다. 한편 이 경기에서 키리오스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2-0(6-3 6-1)으로 완승, 16강에 안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