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직전 비공개 평가전서 이강인 결승골로 1-0 승리 경험

새 역사까지 이제 딱 한 걸음 남았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서부시간 11일 오전 11시30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에콰도르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을 치른다. 에콰도르만 넘으면 U-20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한다.
에콰도르는 월드컵 예선을 겸한 남미 U-20 챔피언십 우승팀으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한다. 이번 대회 16강에서 우루과이, 8강에서 미국을 잡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조별리그서 1승1무1패로 B조 3위에 올라 와일드카드로 힘겹게 토너먼트에 올랐으나 16강부터는 공격력이 폭발해 두 경기에서 5골을 터뜨렸다. 공격수들 뿐만 아니라 미드필더, 좌우 풀백들의 적극적인 공격도 눈에 띈다. 4강에 올라온 것만으로도 전력이 탄탄하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에콰도르는 한국이 못 넘을 상대는 아니다. 대회 직전 폴란드에서 치른 비공개 평가전에서 상대한 경험이 있다. 당시 한국은 에콰도르를 가상의 아르헨티나라 생각하고 경기를 추진했는데 공교롭게도 결승의 목전에서 만나게 됐다. 두 팀 모두 사실상 베스트11으로 나선 경기였는데 한국은 이강인의 결승골로 1-0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당시 이강인은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예리한 왼발슛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한국을 준결승으로 이끈 이강인이 좋은 기억을 간직한 상대라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에콰도르전은 이강인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됐다. 한국은 수비가 약점이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았다. 그러나 대회 전 뉴질랜드, 에콰도르를 상대로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특히 에콰도르는 남미 챔피언인데도 잘 버텼다는 점에서 선수들의 사기가 올라갔다. 기세를 몰아 한국은 죽음의 조를 2위로 통과했고 준결승까지 안착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한국 선수들이 에콰도르를 두려워 할 이유는 없다. 조영욱은 "우리는 그때보다 강해졌다. 충분히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면 결승에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에콰도르는 특정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는 팀은 아니다. 조직적이면서도 빠른 템포로 밀고 올라오는 공격이 위협적이다. 최전방 공격수 레오나르도 캄파나는 187㎝의 장신 스트라이커로 이번 대회 골은 없지만 궂은 일을 담당하며 전방에서 중심을 잡는다. 좌우에서는 알렉산더 알바라도와 곤잘로 플라타가 빠른 발과 돌파 능력으로 공격을 시도한다. 단신의 공격형 미드필더 호르단 레자발라는 창의적이고 번뜩이는 플레이가 위협적이다. 사이드백인 디에고 팔라시오스, 즈혼 에스피노자는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리기 때문에 측면에서의 공격을 경계해야 한다.
에콰도르의 최대 장점은 중거리슛이다. 미국전에서도 중앙 미드필더 호세 시푸엔테스가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플라타도 골대를 때리는 슛으로 두 번째 골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모든 선수들의 슛 기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페널티박스 근처에서는 위험한 슛을 허용하지 않도록 수비 집중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단점도 눈에 띈다. 바로 박스 안에서 쉽게 흐트러진다는 점이다. 에콰도르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4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수비력이 괜찮아 보이지만 실점 기록에 비해 수비 조직력이 좋은 편은 아니다. 매 경기 위험한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골키퍼 모이시스 하미레즈의 활약으로 실점 위기에서 벗어나곤 했다. 베스트11 의존도가 심하다는 것도 약점이다. 한국은 지난 5경기에서 계속 다른 전술을 가동하며 매 경기 부분적인 로테이션을 실시했지만 에콰도르는 1~2선 선수 4명이 5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FOX 스포츠(FS)2에서는 이 경기를 생중계한다.

루블린(폴란드)|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