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마지막 관문 앞에 섰다. 메이저리그 '원톱'으로 우뚝 선 LA 다저스의 류현진(32)이 28일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 마운드에 오른다.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많은 쿠어스 필드지만 다시 한 번 저력을 과시한다면 5월에 이어 6월 내셔널 리그 이달의 투수상을 거머쥘 수 있다. 그리고 올스타 게임 선발 등판도 기정사실화 된다.
다저스는 이번 콜로라도 원정 4연전에 워커 뷸러(27일)-류현진-클레이튼 커쇼-마에다 겐타 순으로 선발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오는 7월 4일 샌디에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전반기 선발 등판을 마치게 된다. 샌디에고전 이후 올스타 게임까지 4일 휴식이 있는 만큼 올스타 게임 선발 등판에도 문제가 없다.
5년 만에 쿠어스 필드서 선발승을 거둘 경우 4번째 도전 끝에 시즌 10승을 채운다. 더불어 두 달 연속 이달의 투수상 수상도 눈앞으로 다가온다. 류현진은 지금까지 총 네 차례 쿠어스 필드 마운드에 올라 1승3패 방어율 7.56으로 고전했다. 2014시즌 쿠어스 필드 첫 등판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그러나 2017시즌 세 차례 쿠어스 필드 등판에선 10.2이닝 17실점(12자책)으로 무너졌고,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물론 류현진에게 2017시즌은 사실상 재활 시즌이었다. 어깨 수술 후 본격적으로 실전을 소화한 첫 시즌이었고 기복도 겪었다. 컷패스트볼을 장착하는 과정이었고 직구 구속 저하 현상도 겪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난해부터 진화를 거듭해 올 시즌에는 명실상부한 빅리그 최고 투수가 됐다. 모든 구종을 완벽하게 제구하는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 구속도 조절한다. 강타자에 맞서 허를 찌르는 볼배합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위기상황에선 여지없이 더블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땅볼을 유도한다. 볼넷이 극도로 적고 땅볼이 많은, 최고의 효율을 자랑하는 투수로 거듭났다.
때문에 이번 쿠어스 필드 등판 전망도 밝다. 최근 등판이었던 23일 콜로라도와 홈경기에서 6개의 안타를 맞으며 6이닝 3실점(1자책)을 기록했지만 투구 내용은 기록보다 훨씬 뛰어났다. 3점을 허용하는 모든 과정에서 수비실수가 있었고 피안타 6개 중 대다수는 빗맞은 땅볼타구였다.
지난달 5승 무패 45.2이닝 방어율 0.59를 기록하며 빅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이달의 투수상을 수상한 류현진은 6월에도 1승 무패 26이닝 방어율 0.69로 활약하고 있다. 이닝과 승수는 5월보다 떨어지지만 방어율만 놓고 보면 리그 전체 1위다. 쿠어스 필드에서도 호투가 이어지면 두 달 연속 내셔널 리그 이달의 투수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