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가 '그린 몬스터' 앞에서 다잡았던 승리를 불펜의 방화로 날려버렸다. LA 다저스의 류현진(32)이 후반기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를 눈앞에 뒀다가 구원 투수의 난조로 시즌 11승을 챙기지 못했다.
류현진은 14일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19시즌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안타 8개를 허용했지만 볼넷은 1개에 그치고 삼진은 8개, 실점은 2점으로 막아내며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평균자책점은 1.73에서 1.78로 약간 올랐다.
시즌 15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친 류현진은 4-2로 앞선 8회 말 승리 투수 요건을 모두 갖춘 뒤 페드로 바예스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바에스가 산더르 보하르츠, J.D. 마르티네즈에게 연속 솔로 홈런을 얻어맞으며 4-4 동점을 허용해 류현진의 승리도 물거품이 됐다.
류현진은 1회부터 보스턴의 화력에 시달렸다. 1회 초 다저스가 부상에서 돌아온 A.J. 폴락의 3점 홈런으로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류현진은 1회 말 선두타자 무키 베츠에게 좌측 펜스를 직접 맞히는 큼지막한 안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라파엘 데버스를 3루수 직선타로 잡은 류현진은 3번 보하르츠에게 내야 안타를 내줘 1사 1, 2루에 몰렸다. 병살 코스였지만 수비 시프트 때문에 안타가 됐다.
류현진은 몸쪽에 떨어지는 커브로 마르티네즈를 삼진으로 요리해 한숨을 돌렸지만,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에게 다시 내야 안타를 내줘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앤드루 베닌텐디에게 또 내야 안타를 허용해 2실점했다. 테일러의 1루 송구가 바운드되면서 1루수 데이비드 프리즈가 잡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류현진은 안정을 되찾았다. 전매특허인 체인지업과 커브, 컷 패스트볼을 적절히 섞어 2회부터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1회 8번 타자부터 5회 1번 베츠까지 12명의 타자를 범타로 요리했다.
5회 2사 후 데버스를 3루수 내야 안타에 이은 3루수의 송구 실책으로 2루로 보낸 류현진은 보하르츠에게 볼넷을 허용해 두 번째 위기를 맞았고, 4번 마르티네즈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실점하는 듯했으나 좌익수 알렉스 버듀고가 홈에 환상적인 송구를 해 데버스를 잡아내며 류현진을 위기에서 구했다.
6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7회 2사 후 베츠에게 '그린 몬스터' 상단을 맞히는 2루타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임무를 마쳤다.
다저스의 폴락은 3-2로 앞선 5회 2사 3루에서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날리며 정규이닝에서 얻은 4타점을 스스로 책임지며 류현진의 도우미를 자쳐했지만 바예스의 방화로 승리를 날렸다.
다저스는 4-4로 정규이닝을 마치고 연장에 들어가 12회 초 맥스 먼시의 밀어내기 볼넷과 버듀고의 적시타, 러셀 마틴의 내야 땅볼로 3점을 뽑아 7-4로 승리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상대였던 보스턴과의 3연전에서 2승1패를 거두며 위닝 시리즈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