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이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올해 초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가인은 치료 목적이라고 해명했지만, 잠잠해질만 하면 다시 터지는 연예계 프로포폴 논란에 대중의 실망감도 커지고 있다.

가인이 올해 초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재판에 넘겨져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가인은 지난 2019년 7~8월 경기도 모처에서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적발돼 약식기소됐다. 가인 등에게 프로포폴과 유사한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판매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70대 성형외과 의사 A씨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프로포폴은 지난 1977년 화학 합성으로 개발된 수면마취제 일종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1년부터 프로포폴을 마약류로 지정해 관리하기 시작했고, 전문의 처방에 한해 의료용으로만 합법적 투약이 가능하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가인은 “치료 목적인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는 1일 가인의 프로포폴 투약 사실을 인정하고 “그간 활동 중 있었던 크고 작은 부상들의 누적으로 오랫동안 극심한 통증과 우울증, 중증도의 수면장애를 겪어왔고 그 과정에서 신중하지 못한 선택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달에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약식 기소됐던 배우 하정우가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법원이 서면 심리로 약식 명령을 내릴 정도로 혐의가 가볍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정우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9월까지 10차례 이상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를 받아 지난달 벌금 1000만 원 약식 기소됐다. 하정우는 소속사를 통해 “얼굴의 여드름 흉터로 인해 피부과 치료를 받아왔고, 레이저 시술과 같은 고통이 따르는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수면 마취를 한 상태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2019년 1월경부터 9월경까지 사이에 위와 같은 시술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수면 마취가 이루어졌다고 판단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과했다.

지난 3월에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기소된 가수 휘성이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휘성은 지난 2019년 9월부터 11월까지 11차례에 걸쳐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3월 9일 대구지법 안동지원은 휘성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와 함께 사회봉사 40시간, 약물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추징금 6050만 원을 명령했다. 그러나 검찰이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재판은 2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연예계가 프로포폴 투약 의혹으로 시끄러운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 2010년 초반을 시작으로 가수, 배우부터 기획사 대표 등 프로포폴 투약으로 떠들썩했던 바 있다. 지난 2013년 연예계는 프로포폴을 불법 상습 투여한 연예계 인사들이 대거 적발돼 충격을 안겼다. 당시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 현영, 에이미 등이 미용 시술과 통증 치료를 빙자해 프로포폴을 상습적, 불법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중들에 큰 사랑을 받아온 만큼 실망감도 배가 된 상황이다. 불특정 다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오남용이 알려지면서 일반인들도 프로포폴 투약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명백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임에도 불구하고 ‘치료 목적이다’ ‘안일한 판단을 반성하고 있다’ 등의 해명 이후 빠르게 본업에 복귀하는 모습은 다소 무책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스포츠서울DB,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