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ㄱ ㅏ끔 눈물을 흘린ㄷ ㅏ’로 시작하는, 누구나 한번쯤 봤을 추억의 싸이월드 허세짤의 주인공 채연이 흑역사를 신곡으로 만든 이유를 밝혔다.

채연은 지난달 중순 애잔한 발라드곡 ‘난 가끔 눈물을 흘린다’를 발표했다. 2000년대 중반 수많은 사람들이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운영하면서 디지털카메라로 출사를 다니고, 오픈 일기장같은 게시판에 글을 남기고 방문자를 위한 배경음악을 DJ 못지않게 고르던 시절에 돌아다니던 바로 그 짤을 녹인 노래다.

당시 채연은 눈물이 고인 얼굴 사진과 함께 ‘나는 가끔 눈물을 흘린다. 가끔은 눈물을 참을 수 없는 내가 별루다... 꼭 슬퍼야만 우는 건 아니잖아. 난 눈물이 좋다. 머리가 아닌 맘으로 우는 내가 좋다’라는 글을 미니홈피에 남겨 화제를 모았다. 사진과 글이 ‘짤’이 되어 흑역사로 남겨지며 ‘영원히 고통받는 채연’이라는 수식어마저 생겼다.

채연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수로선 전성기인데, 인간으로서는 정신도 없고 적응도 안 됐다. 환호를 받으면서 무대에 선 뒤 차량으로 돌아오면 공허한 느낌에 감당이 안 됐다”면서 “낮에는 전국 8도를 오가며 무대를 종횡무진 오가다 밤에는 혼자 조용한 방 안에서 ‘나’로 돌아오는 그 갭(gap)이 힘들었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서 밤에는 엉엉 울기도 했는데, 그러던 와중에 나온 것이 이 셀카”라면서 눈물셀카가 탄생한 당시의 이야기를 꺼냈다.

세월이 흘러 15년 싸이월드의 추억은 오래전 과거가 되었지만, 채연이 당시 글귀를 그대로 담은 신곡으로 ‘짤’을 레트로로 부활시켰다. 그는 “대표님이 ‘난 가끔 눈물을 흘린다’를 노래로 만들면 어떻겠냐고 물어봐서 처음에는 싫다고 했다. 사람들 앞에서 이걸 부를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당시 느낌을 살린 발라드로 만들어진 곡이 점점 마음에 들게 됐다고. 채연은 “당시에는 눈물 셀카가 너도나도 찍는 일종의 ‘챌린지’였는데 유독 나만 영원히 고통받는 채연으로 남았다. 이 글귀만은 정확하게 많은 분이 알고 있으니 다 같이 내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흑역사에 담긴 이십대 청춘의 푸르른날을 노래한 채연은 “내가 누군가의 롤 모델은 되지 못해도 저 나이에도 저렇게 하는 게 대단하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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