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 뷔와 블랙핑크 제니의 열애설이 톱스타의 열애를 넘어 사이버 범죄로 인한 사생활 유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뷔와 제니는 지난 5월 함께 제주도 여행을 즐겼다는 목격담이 등장하면서 처음 열애설에 휘말렸다. 톱스타들의 열애설이 뜨거운 화제를 모았지만 양측 소속사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문제는 그 다음에 터졌다.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뷔와 제니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함께 있는 사진이 연이어 공개된 것이다. 처음엔 거울 셀카 정도였지만 점점 커플티에 얼굴을 맞대고, 사적인 공간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 등 수위도 높아졌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제니로 추정되는 여성이 찍은 거울 셀카라 제니의 SNS 비공개 계정이 해킹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특히 사진이 유출된 트위터 계정에 “키스와 포옹 등을 하는 사진도 있다”는 댓글이 달리며 해킹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진 속 두 사람은 뷔와 제니로 추정될 뿐, 사실이 확인된 바는 없다. 일부 팬들은 합성 사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30일 두 사람의 사진을 유출했다고 주장하는 인물이 직접 등장하며 상황은 반전됐다. 팬들의 계속되는 신고로 트위터 이용이 정지된 A씨는 30일 텔레그램에 채팅방을 개설하고 자신이 뷔, 제니의 사진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니에게 여러 번 메시지를 보냈지만 한 번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두 사람의 사진이 합성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만약 제가 그랬다면(합성했다면) 제니, 뷔, 또는 그들의 법적 대리인이 제게 연락해 고소하라”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가 체포될 만큼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YG엔터테인먼트와 빅히트 뮤직에 그렇게 하라고 해라”라며 오히려 당당한 입장을 보였다.

열애설 초반엔 K팝을 대표하는 톱 아이돌 멤버의 열애란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열애가 아무리 사적인 영역이라고는 하나 수많은 글로벌 팬덤과 인지도, 파급력을 가진 톱스타의 열애는 연예 이슈 중 가장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같은 논란은 예전부터 계속되어 왔지만, 업계에선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로서 어느 정도의 사생활 노출은 스타의 숙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예전보다 스타들의 열애에 대한 시각이 관대해지긴 했지만, 스타에게 공개적으로 열애를 인정한다는 건 스스로에게 꼬리표를 붙이는 일이기 때문에 부담이 된다. 자신의 본업보다 열애가 더 관심을 얻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뷔와 제니의 경우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기엔 다소 위험해 보인다. 사이버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 역시 이들의 열애에 대한 단순한 흥미를 넘어 해킹으로 인한 사생활 유출에 대한 우려의 시각으로 바뀌고 있다. 아미(방탄소년단 팬덤명)라는 한 팬은 “팬들은 열애가 사실인지가 궁금한 게 아니다. 합성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사진이 불법으로 유포되고 있는게 팬의 입장에선 아티스트의 피해로 이어질까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해킹이라는 범죄가 연관되어 있을 수 있는 만큼 더욱 신중한 보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가장 난감한 건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 뮤직과 블랙핑크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다. 이들은 아직까지도 “아티스트 사생활이라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 외에 다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해킹범이라고 주장한 이가 마치 이슈를 즐기는 듯한 글까지 게재한 시점에서, 아티스트의 보호를 위해서라도 소속사에서 사이버 범죄 수사 의뢰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열애설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유출 사진에 강경 대응을 하기도 소속사 입장에선 쉽지 않을 거다. 열애를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뿐더러, 열애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미 벌어진 해킹 범죄에 사진 유출을 막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커로 추정되는 인물이 언론을 이용해 피해자와 협상을 하려는 걸로 보이는데, 이런 사례가 악용되면 뷔와 제니뿐만 아니라 더 많은 스타들이 사생활 유출 피해를 입을 수도 있어 우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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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각 소속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