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방송인 이경실이 결국 통신매체이용 음란 혐의로 20일 고발당한데 이어, 방송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에 민원이 제기되며 사면초가에 몰렸다. 최근 들어 유난히 늘어난 ‘성인지 감수성’ 관련 민원에 대한 방심위의 결정에 이목이 쏠린다.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민원은 2018년 미투 사태 이후 더욱 늘어나는 추세고, 방심위의 결정 역시 한층 강해지는 추세다.

지난 2020년 방송된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는 10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30대 점장의 로맨스를 다룬 동명의 성인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성인지 감수성 부족 논란에 휘말렸다.

우려대로 첫 방송부터 가족들과 함께 보기엔 불편한 장면들이 쏟아졌다. 오피스텔 성매매, 여고생과 성인 남성의 키스, 적나라한 대사와 신음 소리 등 15세 이상 관람가가 믿기지 않는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방영됐고, 여배우를 위아래로 훑는 카메라 무빙은 노골적인 남성 판타지를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7000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됐고 방심위는 프로그램에 대해 법정 제제인 ‘주의’ 결정을 내렸다. 당시 방심위 측은 “성인용 웹툰을 ‘15세이상시청가’ 등급의 드라마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시청자에게 불쾌감과 혐오감을 유발할 정도로 제작진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을 드러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어린이 애니메이션 SBS ‘안녕 자두야’도 지난 2020년 방송에서 “여자 얼굴이 그게 뭐냐”라는 대사로 양성평등 논란이 불거져 주의 처분을 받았다. 제작사 측은 방심위 조처에 불복하고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여성은 능력이 뛰어나도 외모가 예쁘지 못하면 결혼할 수 없고, 결혼을 못 하거나 남성의 선택을 받지 못한 여성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이분법적인 묘사”라고 지적, 방심위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018년 데이트·가정 폭력을 개그 소재로 삼은 tvN‘코미디 빅리그’ 역시 ‘주의’ 처분을 받았다. 방심위는 “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희석하고 사회적으로 폭력에 대한 관대한 기준과 태도를 형성할 우려가 있다. 코미디 프로그램이라도 여성에 대한 폭력, 외모 평가 등을 웃음의 소재로 삼는 것은 성차별 및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비슷한 사안에 대해 다른 판단을 내린 경우도 있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방송된 MBN ‘고딩엄빠2’에서 18세 고교생과 성인 남성 부부에 대한 방송이 나간뒤 제기된 “미성년자와 성인 간 교제를 미화했다”는 민원에 대해 방심위 측은 ‘문제없음’ 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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