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음주사고다. 스타들의 안일함으로 발생한 연이은 음주운전 사고에 대중의 실망감과 피로도가 높아가고 있다.

지난 8일 남태현이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남태현은 8일 오전 3시20분경 서울 강남구의 한 주택가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에서 술을 마신 채 7∼8m가량을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주차된 자신의 차량 문을 열어 옆을 지나던 택시의 사이드미러를 친 뒤 차량에 탑승해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 측정 결과 남태현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0.114%였다. 경찰은 남태현을 소환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남태현이 음주사고를 낸 날은 아역배우 출신 김새론이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구형받은 날이기도 했다.

김새론은 지난해 5월 18일 오전 8시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던 중 가로수, 변압기 등을 수차례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지난 8일 열린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첫 공판에서 벌금 2000만원을 구형받은 김새론은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만 5월 김새론을 시작으로 9월 곽도원, 10월 신혜성, 12월 이루까지. 반복되는 음주운전 사고로 대중의 분노가 커져가고 있다. 곽도원은 사고 당시 11㎞를 운전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비난을 샀고, 신혜성은 2007년 4월에도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바 있어 반성없는 태도로 실망감을 더했다.

음주사고로 나락으로 떨어진 동료들을 통한 학습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걸까. 연예계 음주운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음주운전 쯤이야’라는 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다른 범죄에 비해 음주사고를 가볍게 여기는 듯 하지만 살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범죄라는 점에서 대중의 잣대도 더 엄격해지고 있다”며 “이들에게 쉽게 복귀 발판을 마련해 줘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가수 리지, MC 딩동, 배우 박시연 등은 짧은 자숙 후 은근슬쩍 복귀하려다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금 연예계는 각종 의혹과 논란으로 연일 시끄럽다. 음주사고 뿐만 아니라 병역비리, 탈세, 약물 투약 등으로 연예인들이 사회면을 수놓고 있다.

남태현 역시 작년 8월엔 채널A ‘하트시그널3’ 출연자인 서민재가 남태현의 마약 투약과 폭행을 주장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남태현에 대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배우 유아인은 모발과 소변에서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4종류의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와 충격을 안겼다. 작곡가 겸 사업가 돈스파이크는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

병역비리와 탈세 문제도 있다. 지난 1월 라비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뇌전증을 이용해 재검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신체 등급을 낮춰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그런가 하면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들이 줄줄이 특별 세무조사를 받아서 억대 세금을 추징당한 걸로 드러났다. 이병헌, 김태희, 권상우, 이민호 등이 그 대상이다. 이들은 탈세가 아니라 회계상 착오가 있었던 거라고 해명하고 있다. 스타들의 탈세 논란은 대중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투명한 세무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문 사회면에서나 나올 범죄를 저지르는 연예인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다. 자숙 후 복귀하는 스타들을 보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낮추고 모방 심리도 작용할 수 있어 느슨해지는 연예계 분위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반복되는 연예계 사건사고로 성실히 일하고 있는 다수의 스타들의 이미지까지도 훼손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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