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하고 잘 지내는데, 기름 붓는 클린스만

뻔뻔함의 극치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당시 발생한 ‘탁구 게이트’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은 22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세르부스TV 스포츠 토크쇼에 출연해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이강인)가 토트넘 홋스퍼 주장인 나이 많은 선수(손흥민)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며 “그걸 마음에 담아둔 나머지 둘이 싸움을 벌였다. 젊은 선수가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 시켰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시안컵 요르단과 4강에서 탈락한 이후 팀 내 불화가 외부로 퍼져나왔다. 영국의 한 매체가 손흥민의 손가락 골절 사실을 전하면서 이강인과의 다툼이 있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클린스만은 방송에서 “몇 명이 끼어들어 말리고 나서 헤어졌다. 이튿날도 대화했지만 모두 충격받아 정신이 남아있지 않았고 그 순간 더 이상 ‘함께’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15년 동안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거둔 최고의 결과”라고 자평까지 한 클린스만은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져야 했다”며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 나가야 해서 코치 차례였다”고 자신이 경질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클린스만은 “2년간 한국어를 배워 제한적이지만 단어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는 없었다”면서 “한국 문화에서는 틀렸더라도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이해할 수 없는 발언들이다. 클린스만은 잦은 해외 체류와 전술 부족, 미흡한 선수단 통제 능력 등으로 ‘방관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4강에서 탈락한 뒤 2월16일 경질된 그는 미국 ESPN 패널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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