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AFC 집행위원으로 선출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6일 정 회장이 AFC 총회 집행위원이 됐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정 회장은 이번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해 AFC 정관에 따라 투표 없이 추대로 선임이 확정됐다. AFC 집행위원회는 AFC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각종 대회 개최지 선정 등 AFC 행정의 주요 의사결정이 AFC 집행위원회에서 이뤄진다. AFC 회장과 5명의 부회장, 각 지역 연맹에 할당된 쿼터에 따라 선출된 집행위원들까지 총 30명으로 구성된다.
동아시아에는 6장의 집행위원 쿼터가 배정됐는데, 이중 한 자리가 2023년 2월 열린 AFC 총회 이후 공석이었다. 공석에 대한 선거는 차기 총회에서 실시한다는 AFC 정관에 따라 이번 총회에서 선거를 진행했다. 정 회장 외에도 중앙아시아에 할당된 여성 위원 몫으로 단독 출마한 미고나 마흐마다리에바(타지키스탄) 위원도 함께 선임됐다. 지난해 2월 제33회 AFC 총회에서 치러진 FIFA 평의회 위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해 축구 외교 무대에서 한발 물러났던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AFC 회장 직권으로 AFC 준집행위원 자격을 얻었고, 이번에 정식으로 동아시아 지역에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AFC 집행위원 임기는 2027년 정기총회까지다. KFA는 "정 회장은 이 기간 동안 아시아축구의 방향성과 정책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국제축구 무대에서 한국축구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한국인 AFC 집행위원이 탄생한 건 그 자체로 긍정적인 일이지만, 정 회장을 향한 국내 축구계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정 회장의 이번 집행위원 당선이 축구협회장 4선 도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국 축구는 올 초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처참한 경기력을 보여준 끝에 준결승 탈락하고, 23세 이하(U-23) 대표팀마저 2024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탈락해 40년 만에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등 정 회장 체제에서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때문에 정 회장의 4선 도전에 대한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다. 지난 7일에는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낙후된 축구 저변은 돌보지 않고 오로지 대표팀 성적에만 몰두하는 현 집행부의 졸속행정 때문에 한국 축구가 퇴보하고 있다"며 정 회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강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