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275위·스페인)이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천350만 유로ㄱ약 794억원)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탈락했다.
나달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4위ㄱ독일)에게 0-3(3-6 6-7<5-7> 3-6)으로 졌다.
이 대회에서 통산 14번이나 우승하며 강세를 보였던 나달은 어쩌면 자신의 마지막 프랑스오픈이 될 수도 있는 올해 대회를 1회전 탈락으로 마무리했다.
그의 프랑스오픈 통산 전적은 112승 4패가 됐다. 나달이 프랑스오픈에서 패한 것은 2021년 준결승 노바크 조코비치(1위ㄱ세르비아)와 대결 이후 이번이 3년 만이고, 1회전 탈락은 처음이다.
1986년생 나달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올해가 마지막 프랑스오픈이 될 것 같지만 '100% 그렇다'고는 얘기하기 어렵다"고 여지를 남긴 나달이지만 그의 몸 상태가 내년 프랑스오픈을 기약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는 허리 부상 등으로 2023년 1월 호주오픈 이후 1년 정도 공백기를 가졌다.
2022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 통산 22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으나 지난해에는 프랑스오픈에도 뛰지 못했다.
올해 1월 호주오픈 출전을 위해 코트에 돌아온 그는 다리 근육 부상 때문에 호주오픈에 뛰지 못했고, 4월에 코트에 복귀했다.
이후 자신이 강세를 보이는 클레이코트 대회에 이번 프랑스오픈을 포함해 4차례 출전했으나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또 이달 초 이탈리아 로마 마스터스 2회전 패배에 이어 나달이 클레이코트 경기에서 2연패를 당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1회전 상대가 너무 강했다. 2023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리면서 세계 랭킹이 200 위대에 머무는 나달은 시드를 배정받지 못했고 첫판부터 톱 랭커인 츠베레프를 만났다.
비가 내려 지붕을 닫고 시작한 이날 경기에서 나달은 1세트 출발이 불안했다.
자신의 첫 서브 게임에서 더블폴트가 나오며 한 점도 내지 못하고 브레이크를 허용했다. 미처 몸이 풀리기도 전에 끌려가기 시작한 나달은 결국 게임 스코어 3-5에서 네 차례 듀스 끝에 또 서브 게임을 뺏기며 1세트를 3-6으로 내줬다. 나달로서는 2세트가 아쉬웠다. 게임 스코어 2-2에서 이날 처음으로 츠베레프의 서브 게임을 따내 4-2, 5-3까지 앞서 나갔다.
그러나 5-4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또 한 포인트도 얻지 못하고 허무하게 내줬고, 결국 타이브레이크에서 5-7로 패하면서 경기 흐름이 완전히 츠베레프로 넘어갔다. 3세트에서도 나달이 초반 2-0으로 앞섰지만 곧바로 브레이크를 당해 2-2가 되는 등 전반적인 힘의 우위가 츠베레프 쪽에 있었다.
서브 최고 시속이 츠베레프 223㎞, 나달 199㎞로 차이가 났고, 서브 에이스 수에서도 츠베레프가 8-2로 앞섰다.
츠베레프는 2022년 이 대회 4강에서 나달과 상대하다가 발목을 심하게 다쳐 실려 나갔던 기억을 털어내며 2회전에 진출했다.
그는 메이저 우승은 없지만 프랑스오픈에서 최근 3년 연속 4강에 올랐고,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다.
나달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 2년간 다시 프랑스오픈에 뛰기 위해 선수 생활 중 가장 힘든 재활 과정을 거쳤다"며 "나의 몸 상태는 어떤 날은 뱀에게 물린 것 같고, 또 어떤 날은 호랑이에게 공격받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정글이나 다름없다"고 털어놨다.
나달은 "이런 (5세트) 경기에 맞는 집중력과 에너지를 가지려면 실전 경험이 더 있어야 한다"고 아쉬워하며 "오늘 졌지만 경기에서 승패는 늘 갈리기 마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