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야? 할리우드야?”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징역 4년 구형을 받은 배우 유아인이 동성 성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톱스타에게 엄격한 자기 관리를 요구하는 한국사회에서 보기 드문 사건이다. 일각에서는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용산경찰서는 지난 15일 남성 성폭행 혐의(유사 강간)로 유아인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돼 유아인을 입건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현행법상 동성이 성폭행한 경우 유사 강간죄가 적용된다.

경찰에 따르면 고소인 A씨는 지난 14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서 자고 일어나 유아인에게 성폭행 피해를 본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사건 현장은 유아인과 A씨의 거주지가 아닌 제3자의 거처로, 다른 남성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아인이 이날도 마약을 투약한 채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또 A씨를 해바라기센터로 보내 DNA 검사와 진술 등을 확보하고 있으며, 조만간 집주인 B씨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마약 재판 선고를 남겨놓고 있는 유아인에게 최악의 악재가 터진 셈이다.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해서 유아인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죄질이 나쁜 유사 강간 혐의로 피소됐다는 점은 재판에도 불리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톱스타가 강간, 그것도 동성강간으로 피소됐다는 점만으로도 이미지 회복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확인이 정확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유아인 법률대리인 방정현 변호사는 “유아인과 관련한 해당 고소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 사생활과 관련한 불필요한 추측을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으나, 유사 강간 혐의를 부인한 것인지 동성애를 부인한 것인지 모호하다.

유아인은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인멸 교사, 의료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선고는 9월 3일이다.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혹여 마약을 투여했다면, 이제껏 밝혀온 성찰의 발언은 모두 물거품이 된다. 경찰 조사에 따라 재기는 영영 어려워질 공산이 크다.

유아인은 국내 최고의 배우로 손꼽혔다. 드라마와 영화는 물론 광고계까지 사로잡았으며, 영화 ‘베테랑’(2015)으로는 1341만 관객수를 동원하면서 1000만 배우 반열에도 올랐다. 이와 더불어 SNS를 통해 사회,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소신발언’을 남겨 ‘개념배우’라는 이미지까지 챙겼다.

연예계는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지대한 영향력을 끼쳤던 유아인이지만, 마약 투약 혐의와 동성 성폭행 문제로 가장 위태로운 위치에 놓였다. 그가 출연한 넷플릭스 ‘승부’는 공개를 하염없이 미루고 있고 영화 ‘하이파이브’ 역시 개봉일을 잡지 못하고 있다. 톱스타였던 유아인이 어디까지 추락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마약 투약 혐의만 하더라도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는데, 동성 성폭행으로 피소되면서 영영 그를 못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며 “만약 성폭행 혐의가 사실이 아니라면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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