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요? 늘 머릿속에 있죠.”

팀K리그(K리그 올스타)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프리시즌 친선전을 하루 앞둔 30일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흥민(32·토트넘)은 한 외신 기자로부터 ‘현역 은퇴 전 K리그 진출’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국내 축구 팬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을 상상하는 그림이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아이콘으로 거듭난 손흥민은 1992년생으로 어느덧 서른 중반을 향하고 있다. 여전히 빅리그 최정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전성기 폼으로 그라운드를 누빌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런 만큼 자국 프로축구인 K리그에서 선수 황혼기를 보내는 계획도 품을 만하다.

토트넘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프로 생활을 오래 했는데, 금(金) 같은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더 배우고 싶다. 매 시즌 할 수 있는 한 팀을 위해서, 영혼을 갈아서 할 생각이다. 나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 거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밝혔다. 아직은 늙지 않았다는 강조인 셈이다.

K리그 복귀 의사와 관련해 “지금 당장 뭐라고 말할 수 없다. 축구에서 미래는 알 수 없다”는 말로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 않았다. 또 “영국에서 지내므로 시차 탓에 (K리그를) 생중계로는 못 보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하이라이트 등을 본다. 또 (국가대표) 동료 선후배가 활약하는 곳이어서 늘 관심을 둔다”고 말했다.

다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해야할 일’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몇 년 사이 ‘오일머니’를 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부터 거액 오퍼를 받은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EPL에서 할 일이 남았다”면서 빅리그 잔류 의지를 표현했다. K리그 유니폼을 입는 상상 속에서 재차 ‘빅리거 손흥민’으로 남은 책임감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EPL에서 활약하면서 더 성장하고 많은 업적을 이루고 싶다. 현재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다만 K리그도 내 머릿속에 있다”고 말했다.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고국 팬 앞에 서는 만큼 경기에 대한 각오도 숨기지 않았다. 손흥민은 “2년 만에 팀과 함께 방문하게 돼 많은 환영, 사랑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운이 좋게도 소속팀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사랑을 나누고 행복감을 드릴 수 있어 행복하게 생각한다. 좋은 경기 하고 재밌는 경기 선사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토트넘 방한 기간 ‘18세 K리거’ 양민혁(강원FC)이 ‘포스트 손흥민’ 재능으로 인정받고 계약서에 서명해 화제다. 그는 내년 1월 토트넘에 합류한다. 양민혁은 지난 28일 토트넘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뒤 손흥민을 만났다고 밝힌 적이 있다. 손흥민은 “민혁이와 짧게 얘기를 주고받았다. (토트넘에) 오기 전 준비해야할 게 많을 것 같다고 했다. 또 지금 몸 상태가 좋으니 다치지 말고 1월에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토트넘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양민혁 얘기에 “스카우트 팀에서 많은 관심을 품고 지켜본 선수”라며 “어리지만 상당한 능력을 지녔다. 하루빨리 합류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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