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명품… 행정 능력 동네 운동회 수준
국명-국가-국기-이름 등 황당한 실수 연발
남자 양궁 단체전 은메달 획득한 프랑스
시상식서 3위 튀르키예보다 더 낮게 게양

이 정도면 인종차별인지 동네 운동회 수준의 행정인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2024 파리올림픽은 '명품의 도시' 파리에서 펼쳐지는 만큼 루이뷔통이 프리미엄 파트너사로 나섰고, 각종 문화와 예술 콘텐츠가 따르고 있다. 그러나 '무늬만 명품'인 대회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27일(한국시간) 개회식에서 한국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초대형 실수를 저지른 건 시작에 불과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의 영문 이름 'Oh sanguk'은 'Oh sangku(오상구)'로 표기했다가 뭇매를 맞은 데 이어 다른 나라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28일(한국시간) 푸에르코토리코와 남자 농구 조별리그 C조 경기를 치른 남수단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 다른 나라 국가가 흘러나와 크게 당황했다. 
올림픽이라는 메이저 대회에서 제대로 된 국가를 내보내지 못한 것에 관중석에서도 야유가 터져 나왔다. 주최 측은 3분이 지나서야 남수단 국가를 정상적으로 연주했다. 30일엔 수영장에서 또다시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여성 평영 100m 8강전을 앞둔 아르헨티나의 마카레나 세바요스가 경기장에 입장할 때다. 선수 입장 시 뒤에 마련한 대형 스크린엔 아르헨티나 국기가 아닌 중국 국기가 등장했다. 세바요스는 고개를 뒤로 돌려 오성홍기를 바라본 뒤 황당한 미소를 지었다. 자연스럽게 비유럽 국가 선수를 향한 인종차별 논란으로 번질 만하다. 그런데 주최 측의 행정 실수만 놓고 보면 개최국 프랑스도 이상한 상황과 마주했다. 
양궁 남자 단체전 시상식 때다. 프랑스는 한국과 결승에서 져 은메달을 따냈다. 동메달은 튀르키예였는데 시상식 국기 게양 때 프랑스 국기가 더 낮게 걸려 눈길을 끌었다. 국제대회 시상식에서 국기의 높낮이는 금,은,동의 위상과 맞닿아 있다. 그런데 마치 프랑스가 동메달을 딴 것처럼 가장 낮게 게양돼 빈축을 샀다. 앞서 주최 측은 개회식에서도 오륜기를 거꾸로 게양하는 등 상식 밖의 일 처리로 비판받았다. 대회 내내 행정 실수가 바로잡히지 않으면서 각국 선수단 관계자는 혹시 모르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지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파리올림픽의 현주소다.

김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