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친선전, 양민혁 번뜩이는 슛 선보여… 토트넘 '동료들' 극찬
윤도영, 손흥민 돌파 과감하게 몸으로 저지 '경쟁력' 증명 유럽행 기대

'K-10대 유망주'의 저력은 토트넘전을 통해서도 엿보였다.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끝난 팀K리그(K리그 올스타)와 토트넘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에서는 올시즌 K리그1의 '10대 돌풍'을 이끄는 2006년생 양민혁(강원FC). 윤도영(대전하나시티즌)의 재능을 확인하는 장으로 관심이 쏠렸다.
특히 양민혁은 최근 토트넘과 전격 계약을 체결, 내년 1월 합류를 앞두고 있다. 새 둥지를 틀게 될 팀 동료와 적으로 미리 만나는 이채로운 경험을 했다.
왼쪽 윙어로 선발 출격한 그는 전반 45분을 소화하면서 골이나 도움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몇 차례 번뜩이는 돌파와 슛을 선보였다. '급조된 팀'에서 제 가치를 보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는 경기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반성부터 했다. "내가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연 그는 이날 전반 멀티골을 터뜨린 상대 간판이자 롤모델인 손흥민을 언급하며 "나도 그 레벨까지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양민혁의 자기 반성에도 토트넘 선수는 그와 만남을 고대했다. 브레넌 존슨은 "어린 선수지만 기술과 속도가 뛰어났다.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데얀 클루셉스키도 "양민혁이 전반에 상당히 잘하더라. 든든하다"고 반겼다.
오른쪽 윙어로 뛴 윤도영도 눈에 들었다. 특히 그는 전반 두 차례 토트넘 왼쪽 측면을 책임진 손흥민과 충돌했다. 한 번은 수비 지역 코너 플래그 부근에서 화려한 발재간을 뽐내며 대선배 앞에서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전반 막판엔 손흥민의 돌파를 과감하게 몸으로 저지했다. 쓰러진 손흥민에게 손을 내밀기도 했다.
윤도영은 경기를 마친 뒤 손흥민과 마주한 것에 "생각하지 못했는데 영광이었다. (두 번째 충돌 이후) 죄송하다고 했다. (손흥민이) 그땐 뭐라고 말 안했는데 끝난 뒤 '도영아 PK(페널티킥) 맞잖아?'라고 하더라. 또 죄송하다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그 역시 양민혁에 이어 한국 축구를 짊어질 미래 스타다. 앞서 두 차례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양현준(셀틱), 배준호(스토크시티)처럼 잠재력을 지닌 유망주가 맹활약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윤도영 역시 자신감을 품을 만하다.
그는 경기 직후 제임스 매디슨으로부터 칭찬도 받았다. 윤도영은 "매디슨이 내게 몇 살이냐고 물어서 민혁이와 동갑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내게 '굿 플레이어'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양민혁과 윤도영은 생애 첫 빅리그 클럽과 경쟁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한층 더 성장 디딤돌을 놓게 됐다. 이래서 큰물에서 놀아야 한다.  

상암 | 김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