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친선경기 압도
김민재, 손흥민에 '판정승'

프리시즌 평가전은 말 그대로 평가전이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 최상의 스쿼드로 100% 힘을 발휘하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팀의 색채와 관록은 엿볼 수 있다.
토트넘(잉글랜드)과 국내에서 평가전을 치른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그랬다. 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로 늘 거론되는 빅클럽인지 느끼게 했다.
뮌헨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시리즈 2경기 토트넘과 친선전에서 가브리엘 비도비치, 레온 고레츠카의 연속골을 앞세워 2-1 승리했다. 스코어만 보면 격차는 크지 않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클래스 차이'가 확연했다. 뮌헨이 후반 대거 선수 교체로 사실상 후보 자원을 풀었다가 흐트러졌을 때 토트넘이 만회골(페드로 포로)을 넣었을 뿐이다.
입국한 지 이틀 만에 실전 경기를 소화한 선수들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퍼포먼스였다. 토트넘은 지난달 28일 입국해 사흘 전 팀 K리그와 시리즈 1경기(4-3 승)를 치르며 국내에 적응을 마친 상태다. 그런데 뮌헨은 토트넘은 한 수 지도했다. 뱅상 콩파니 감독이 지향하는 강도 높은 전방 압박과 유연한 연계 플레이, 빠른 공수 전환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양 팀 주력 요원이 대다수 출전한 전반만 놓고 봐도 수준 차가 명확했다. 뮌헨은 전반 3분 만에 압박으로 토트넘 수비진 실책을 유도해 선제골을 넣었다. 후반 11분엔 효율적인 역습으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그와 비교해서 토트넘은 뮌헨의 압박에 실수가 잦았다. 왼쪽 윙어인 '주장' 손흥민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려고 했으나 한계가 따랐다.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 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 등 토트넘이 자랑하는 공격수 총출동했으나 뮌헨은 전방 압박으로 무력화했다.
'비프로일레븐'에 따르면 뮌헨은 토트넘에 슛 수에서 21-11로 크게 압도했다. 수비 지표도 마찬가지다. 볼 획득 68-56, 클리어 26-15, 차단 31-20 등으로 우위였다. 손흥민과 처음으로 적으로 마주한 뮌헨 센터백 김민재는 패스성공률 95%(25회 중 24회 성공), 공격 지역 패스 성공률 100%(3회 성공)를 비롯해 팀 내 최다 클리어(6회), 그라운드 경합 100% 성공(3회) 등을 뽐냈다.
김민재에게 판정패한 손흥민에게 시선이 갔다. 아시아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는 등 월드클래스 반열에 오른 그는 토트넘에서 10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리빙레전드 길을 걷고 있으나 클럽 유니폼을 입고 우승컵이 없는 게 옥에 티다. 레알 마드리드 등 우승 타이틀을 지속해서 품는 빅리그 빅클럽과 줄곧 연결됐지만 스스로 무리하게 이적을 추진하지 않았다. 손흥민을 아끼는 주변인이나 팬은 전성기 나이를 지나는 시기에 한번쯤 빅클럽 유니폼을 입기를 바란다. 최고의 선수만 모인 팀에서 그의 가치가 더 빛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친선전이지만 뮌헨과 경기에서 그는 외로워보였다. 홀로 게임체인저가 돼야 했다. 왜 많은 이들이 그가 '우승권' 빅클럽에서 뛰기를 바라는지 느낄 만했다.

상암 | 김용일 기자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