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전종목 휩쓴 신궁 코리아 4년 뒤 LA 겨냥
"오늘까지만 즐기고 새로운 목표 향해 나아간다"
도쿄대회 女 멤버 전원교체 떠올리며 심기일전
김우진-임시현-김제덕 등 젊은 피 건재 기대감↑
김우진(청주시청)도, 임시현(한국체대)도 LA행을 장담할 수 없는 게 한국 양궁이다.
금메달 5개. 전 종목 석권으로 2024 파리올림픽을 마감한 한국 양궁은 벌써 4년 후 LA올림픽을 얘기한다. 3관왕,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다음 올림픽 성과가 화두로 떠 오른다.
남자 대표팀의 김우진은 3관왕, 그리고 한국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된 직후 "나는 또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은퇴 계획이 없다. 4년 후 LA 대회까지 열심히 하고 싶다. 오늘까지만 즐기고 내일부터는 과거에 묻어두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며 다음 올림픽에서 메달을 추가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또 "내가 딴 메달에 영향받지 않고, 원래 모습을 찾아 계속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어린 선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메달 땄다고 젖어있지 말라. 해 뜨면 마른다"면서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는 자세를 강조했다.
김우진보다 먼저 3관왕에 오른 여자 대표팀 임시현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LA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열심히 해야 한다. 바늘구멍을 다시 통과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양궁 국가대표가 되는 건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것 이상으로 어렵다. 당장 3년 전 도쿄올림픽만 생각해도 알 수 있다. 당시 3관왕에 오른 여자부 안산은 올해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강채영, 장민희 등 단체전 금메달 멤버도 다르지 않다. 파리에 온 여자 선수 3명은 올림픽 경험이 아예 없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다음 대회를 기약할 수 없다는 의미다.
남녀 단체전, 혼성전, 개인전까지 싹쓸이 우승을 할 정도로 한국 양궁이 강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이전의 성과나 커리어, 명성은 태극마크를 다는 것과 무관하다. 오직 국가대표 선발전과 평가전을 통과한 선수만이 대표팀에 들어와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2년 후 일본 아이치와 나고야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선수의 다음 목표는 아시안게임이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2년은 LA올림픽을 위해 뛰게 된다. 4년은 길다. 앞으로 이들이 어느 정도로 기량을 유지, 발전시킬지 알 수 없다. 혹은 제2 전훈영, 남수현이 등장해 판을 뒤흔들지도 모른다.
왕좌에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게 어렵다. 평소 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회장이 자주 하는 말이기도 하다. 정 회장도 대회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나 "이제 우리가 모여서 전략 회의를 하고 여러 가지 장단점을 분석해야 할 것 같다"며 성과에 취하지 않고 다음 발걸음을 강조했다. 긍정적인 것은 현재 대표팀 주력 선수가 젊다는 것이다. 최선참 김우진이 1992년생으로 아직 30대 초반이다. 임시현(21), 남수현(19), 김제덕(20) 등은 아직 어리다. 4년 후에는 더 많이 경험하고 성장해 대표팀에 힘이 될 게 분명하다. LA에서도 한국 양궁은 화려하게 빛날 수 있다.
파리 | 정다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