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기독교 복음선교회) 정명석 총재의 성범죄 의혹을 다룬 ‘나는 신이다’ 조성현 PD가 검찰 송치와 관련해 울분을 토했다.

조성현 PD는 20일 입장문에서 “서울 마포경찰서가 ‘나는 신이다’를 만든 저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사건 송치했다는 소식에 많이 놀라셨을 거라 생각한다. 제가 마치 성범죄자가 된 것처럼 작성된 기사도 보였고, 이에 호응하는 JMS 신도들의 댓글과 환호도 목도했다”고 운을 뗐다.

지난해 3월 공개된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하 ‘나는 신이다’)은 ‘JMS, 신의 신부들’, ‘오대양, 32구의 변사체와 신’, ‘아가동산, 낙원을 찾아서’, ‘만민의 신이 된 남자’ 등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8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사이비 교단들의 폐해와 실상을 낱낱이 공개해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JMS 정명석 총재의 성범죄 의혹은 여론의 큰 충격을 자아냈다. 정 총재는 지난 2009년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후 만기 출소했다. 그러나 출소 직후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여신도 등을 강제 추행하거나 준강간한 혐의로 2022년 10월 다시 구속됐고,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마포경찰서가 조 PD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사건을 송치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조 PD는 “마포경찰서가 언급한 장면들은 현재 작품에서 볼 수 있듯 얼굴에 높은 수준의 모자이크가 적용돼 있다. JMS는 해당 영상이 날조됐다고 작품 공개 이전부터 끊임없이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저는 사이비 종교의 비정상성을 고발하는 공익적인 목적과 사실성을 위해 신체에 대한 모자이크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렇게 제작된 ‘나는 신이다’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 심사와 결정을 받고 공개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신이다’가 세상의 빛을 본 지 1년하고도 절반 이상이 지났다. JMS는 작품의 공개를 막기 위해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재판부는 작품의 공개를 허락했다. 그 결과, JMS의 실태를 알리고, 대중의 공분을 자아냈으며, 어두웠던 진실이 세상에 드러났다”며 “시사교양 PD로 살며 소송과 악성댓글은 일상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러한 저도 이번에는 마음이 괴롭다. 저와 제 아내의 이야기를 엿들은 7살짜리 아들의 한마디, ‘아빠 감옥 가?’ 때문이다. 눈물이 쏟아지려는 걸 참고 애써 웃었다”

조 PD는 촬영 및 공개 후에도 가족의 고생이 컸다고 했다. 아내는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차고 다녀야 했고, 아들과 딸은 아빠와 시간을 거의 보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나는 신이다’로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을 때도 마음이 편치 않았던 이유는 가족의 고통 때문이라고 했다.

“시사 고발물을 만드는 이유는 힘없고 억울한 누군가를 대신해 ‘찍소리’라도 해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한 조 PD는 “이러한 ‘찍소리’ 덕분에 세상이 변하는 걸 목격할 수 있고, 다음 세대가 앞으로 살아갈 세상이 나아질 거란 확신이 있다. ‘나는 신이다’라는 찍소리는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테러, 본인 삶의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30년을 JMS와 싸워온 김도형 교수님, 그리고 메이플이라는 홍콩인 여성의 결단과 희생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나아가 “‘나는 신이다’ 공개 이후, JMS 전체 신도의 절반이 탈퇴했고, 정명석은 더 이상 추가 성범죄를 저지를 수 없게 구속됐다. 대한민국 사회는 사이비 종교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습니다. 정말로 세상이 나아진 셈”이라며 “하지만 마포경찰서는 기소 의견 송치를 통해 ‘나는 신이다’가 얻어낸 공익이 미미하고, 얼굴과 음성을 변조해 내보낸 장면들을 지칭하며 JMS 열성 신도들의 사익이 더 크다는 비교를 하고 있다. JMS 사건을 조명한 PD인 저를 성범죄자로, ‘나는 신이다’는 음란물로 낙인찍었다. 이 주장대로라면, 정부가 음란물에 대통령상을 표창했다는 뜻이 되며, 대한민국 검찰과 법원이 음란물을 증거로 활용하고 공개를 허락했다는 뜻이 된다”고 토로했다.

조 PD는 “마포경찰서의 판단으로 인해 제가 처한 현 상황을 생각하면 매우 참담하지만, 저는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며 “2022년 초 메이플이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한국으로 오기 전, 저는 메이플의 아버지와 약속했다. 메이플을 안전히 잘 돌려보내겠다고, 그리고 중간에 멈추고 포기하지 않겠다는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싸워야 한다. 머지않아 과연 누가 무엇을 감추고 싶었는지, 이 사회가 모두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공권력이 사이비 종교가 아닌 공익을 위한 정의 실현에 앞장서주길 바란다”고 마무리 했다.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intellybeast@sportssoe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