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무라는 본선 24이닝 무실점…"둘이 경쟁하며 끝까지 호투"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의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우승 신화에는 '좌완 쌍두마차'가 그 중심에 있다.

교토국제고는 지난달 13일 지역 예선 첫 경기부터 23일 결승전까지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두 명의 투수만을 마운드에 올렸다.

바로 3학년 나카사키 루이(키 178㎝·체중 78㎏)와 2학년 니시무라 잇키(키 177㎝·66㎏)다. 둘 다 왼손 투수다.

나카사키는 예리하게 꺾이는 슬라이더, 니시무라는 낮게 가라앉는 체인지업이 주 무기로 꼽힌다.

두 투수는 예선 8강, 본선 준결승·결승에서만 계투했을 뿐 나머지 9경기에서는 번갈아 가며 완투승을 거뒀다.

완봉승은 나카사키가 2차례, 니시무라가 3차례 기록했다. 두 선수의 12경기 총 자책점은 12점에 불과하다.

두 투수 덕분에 교토국제고는 예선 6경기에서 50득점을 올린 가운데 단 10실점(7자책) 하며 여유롭게 본선에 안착했다.

본선에 올라서도 나카사키와 니시무라의 짠물 피칭은 빛을 발했다.

두 투수는 본선 1차전부터 결승전까지 6경기 중 절반을 무실점 경기로 장식하며 6점(5자책점)만을 내줬다.

네 번째 경기인 8강전까지는 나카사키와 니시무라가 교대로 9이닝 완투했고, 4강에서는 본선 무대 처음으로 계투가 나왔다.

선발 등판한 나카사키가 4이닝 2실점(2자책)으로 주춤하자 니시무라가 0-2에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3-2 역전승을 견인했다.

준결승에서 아쉽게 강판한 나카사키는 이날 결승에서 9이닝 104구 4피안타 5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선보였다.

그리고 니시무라가 2-0으로 앞선 10회말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1탈삼진 1사사구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를 지켰다.

나카사키는 본선 4경기 31이닝 평균자책점 1.45를 찍었고 니시무라는 4경기 2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나카사키는 본선 3차전에서 143구, 니시무라는 2차전에서 138구를 던지는 등 헌신의 정신도 엿보인다.

나카사키는 결승전이 끝난 뒤 "봄부터 니시무라와 둘이서 마운드를 지켜왔고, 마지막까지 잘 지키자고 얘기했다"면서 "니시무라를 믿고 지켜봤다"고 떠올렸다.

고마키 노리쓰구 교토국제고 감독은 "두 선수가 큰 의지처가 됐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두 선수가 경쟁하며 끝까지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bin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