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국내선수가 1선발을 맡지 못하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가 조별 라운드를 마쳤다. 이제 도쿄 라운드가 진행된다. 4강이 붙어 우승팀을 가린다. 한국은 오르지 못했다. 조별 라운드 탈락이다. 가장 많이 들린 단어가 ‘선발투수’다. 베테랑 최일언 코치도 아쉬움을 표했다. 선수들의 ‘각성’도 촉구했다.

한국은 2024 프리미어12 B조에서 3승2패를 기록했다. 조 3위로 탈락이다. 가장 큰 문제는 선발진이다. 단 한 명도 5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실점도 많았다. 탈락 확정 후 치른 호주전을 제외하면 선발 평균자책점이 9.28이다.

선발이 이렇게 던지는데 이기기 쉽지 않다. 그나마 강력한 불펜이 있어 어느 정도 버티기는 했다. 반대로 보면, 선발이 잘 던졌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대표팀 투수코치는 최일언 코치다. 투수 육성 대가다. KBO리그에서 무수히 많은 투수를 만들었다. 지금 대표팀 투수들이 눈에 차지 않는 듯하다. “잘 던진 투수가 있었나요?”라고 되물었다.

최 코치는 “선발투수가 없다. 공 빠른 유망주가 나오면 빨리 기용하고 싶어서 불펜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 좀 던진다는 투수들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수준까지는 안 된다. A대표팀 제대로 된 타자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제구력이나 변화구 등이 아직 부족하다”고 쓴소리를 남겼다.

‘문화’를 말했다. “3년간 일본에 많이 돌아다니면서 대학팀, 실업팀, 프로팀까지 많이 봤다. 연습 많이 한다. 공도 많이 던진다. 우리나라는 안 던지는 문화다. 제구가 좋아지려면 던져야 한다. 변화구 하나 자기 것 확실히 익히려면 쉬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꼰대’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팬들도 ‘어떻게 일본투수는 저렇게 잘 던지나’, ‘대만 투수는 어떻게 저렇게 좋아졌나’ 하는 의문을 품는다. 한국야구만 늦다고 비판한다. 일본 투수처럼 던지려면, 일본처럼 훈련해볼 필요도 있다. 일본이라고 무작정 많이 던지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과학적 접근이 바탕이다.

최 코치는 “각 팀 1선발이 다 외국인 투수다. 원투펀치가 다 외국인 투수 아닌가. 1선발은 국내선수가 딱 차지한 상태에서 외국인 선수가 와야 한다. 그래야 진짜 레벨이 높아진다. 왜 욕심을 안 내나”라고 짚었다.

이어 “예전에는 안 그랬다.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등은 외국인 투수보다 잘 던졌다. 그런 수준의 선수가 각 팀에서 한 명씩 나와야 한다. 아니면 대표팀 운영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26 WBC까지 15개월 남았다. 일본까지는 아니어도, 비슷한 수준까지는 올라가야 한다. 2006 WBC, 2009 WBC 멤버를 생각해보라. 그때는 일본과 별 차이가 없었다. 지금은 아니다. 올라가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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