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발언 벤탄쿠르 징계에 항소… "판결 존중하지만 지나치게 가혹"
팀 주장이자 간판스타는 나 몰라라… 황당 구단 행보에 마음의 상처 우려
토트넘 홋스퍼가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징계에 항소한다.
토트넘은 20일 공식 채널을 통해 "벤탄쿠르에 관한 잉글랜드축구협회(FA)의 징계 기간에 항소한다는 점을 알린다"라면서 인종차별 행위로 인해 FA로부터 7경기 출전 징계에 불복하겠다고 발표했다.
FA는 지난 18일 벤탄쿠르에 7경기 출장 정지 및 10만파운드(약 1억7705만원)의 벌금 징계를 부과했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해 도마 위에 올랐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동양인은 모두 비슷하게 생겨 구별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주는 전형적인 인종차별 발언이다.
똑같은 징계 사례도 있다.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턴)에게 연습 경기 중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마르코 쿠르토(체세나)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벤탄쿠르의 행위는 의심의 여지 없는 인종차별이다.
그런데 토트넘은 팀 주장인 손흥민이 인종차별을 당했는데 징계를 인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토트넘은 "판결을 존중하지만 징계가 지나치게 가혹하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희찬 사례와 비교해도 벤탄쿠르 징계 수위는 결코 높지 않다. 토트넘의 행보에 물음표가 붙는 이유다. 손흥민은 한국, 아시아를 넘어 잉글랜드, 유럽 전체에서 인지도가 높은 슈퍼스타다. 심지어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팀 동료다. 손흥민은 토트넘을 대표하는 선수로 주장을 담당한다. 인종차별 자체가 문제인데 피해자가 손흥민이다. 앞서 문제가 되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인종차별 발언에 관해 사과했다. 그는 "내 말로 인해 불쾌함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누구도 불쾌하게 할 생각이 없었다"라며 거듭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정다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