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와 갈등 깊어진 벨, 6월 물러나…신상우 감독은 재건 작업
4년 8개월간 이어진 콜린 벨 감독 체제를 끝내고 새롭게 시작한 여자축구대표팀이 다사다난했던 올해 일정을 마무리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3일 스페인 산페드로 델 피나타르의 피나타르 아레나에서 열린 친선전에서 캐나다에 1-5로 졌다.
이는 여자축구대표팀의 올해 마지막 일정이었다. 이제 대표팀은 해산해 겨울을 보낸 후 내년 상반기에 다시 모인다.
한국 여자축구에 2024년은 아쉬운 해로 남았다.
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승점 1 차이로 우즈베키스탄에 밀려 아시아 2차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파리 올림픽 본선행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올림픽 등 주요 대회를 하나도 치르지 못하고 숨을 죽인 채 한 해를 보냈다.
2019년 한국 여자축구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으로 부임한 벨 감독과도 결별했다.
벨 감독은 2022년 2월과 지난해 4월 두 차례 계약을 연장해 올해 12월까지 대표팀을 맡기로 했으나 예정보다 6개월 일찍 지휘봉을 놨다. 벨 감독의 거취가 논의된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기자회견에서 WK리그를 직격하는 등 행보로 여자축구 현장 지도자들의 원성이 커져 그에 대한 경질 여론도 거세졌다. 지난 10월 중국 20세 이하 여자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벨 감독은 한국 여자축구가 발전하려면 WK리그ㄱ종목 행정을 근본적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지난해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달 획득 실패 등 주요 대회 부진을 거듭하면서 벨 감독이 피워올린 쇄신론도 힘을 받지 못하고 사그라들었다.
'한국 여자축구 발전'을 외치던 벨 감독이 떠나자 협회는 7월 A매치 기간 '휴업'을 선택했다. 사령탑이 없다는 이유로 A매치를 치르지 않았을뿐더러 소집 훈련도 진행하지 않았다
이에 비판 여론에 직면한 협회는 전력강화위를 통해 K리그1 김천 상무 코치로 일하던 신상우 감독을 지난 10월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사실 신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도 협회와 한국여자축구연맹의 엇박자가 있었다.
연맹은 산하 WK리그 소속 여성 지도자가 지휘봉을 잡기를 바랐으나 '공정한 절차'를 강조한 협회가 전력강화위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신 감독을 선택한 것이다.
창녕WFC의 초대 사령탑이었던 신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정통한 WK리그 소속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시작한 신상우호는 아직은 팀을 재건하는 과정이라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미국과 연전에서 0-4, 0-3으로 진 대표팀은 10월 신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한일전에 0-4로 대패했다.
연이은 세계 강호들과 대결에서 수준 차를 확인한 대표팀은 이번 A매치 기간 상대로도 정상급 팀을 물색해 맞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