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팬 열광할 빅매치 열린다
SF '양대 리그 사이영상' 투수 영입
새 시즌 라이벌 다저스와 대결 기대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에게 듬직한 '선배'가 생겼다.
'금강벌괴'로 불리는 저스틴 벌랜더(42)가 샌프란시스코에 둥지를 틀었다. 자이언츠-다저스가 100년 넘게 이어온 '세기의 라이벌' 구도가 벌랜더의 가세로 가속화했다.
MLB닷컴, ESPN 등 현지 매체들은 8일(한국시간) "저스틴 벌랜더가 샌프란시스코와 1년 계약에 합의했다. 신체검사만 남았다"고 전했다. 아직 금액 정보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벌랜더가 오렌지군단에 합류하면, '다저블루'와 흥미로운 장면을 그릴 수 있다. 2010년대 메이저리그(ML) 최고 투수로 꼽히는 클레이튼 커쇼와 벌랜더가 같은 지구에서 격돌한다.
LA다저스와 계약하는 김혜성이 ML 그라운드를 누비면, 국내 팬이 열광할 장면도 만들 수 있다. 벌랜더가 던진 공을 김혜성이 받아치고, 이정후가 잡아내는 그림이다. 커쇼의 공을 이정후가 때려내고, 김혜성이 막아서는 모습도 그려볼 수 있다. 이래저래 얘기 꽃을 피울 수 있는 거래가 성사된 셈이다.
1983년생 벌랜더는 이미 불혹을 넘겼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해 2024년까지 20시즌(2021년은 수술로 아웃)을 던졌다. 디트로이트, 휴스턴, 뉴욕 메츠 등에 몸담았다. 2006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올랐고, 2011년에는 리그 MVP와 사이영상을 독식했다. 2019년과 2022년에는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양대리그 수상자다.
큰 부상 없이 꾸준히 활약했다. '금강불괴'라 했다. 2020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2022년 돌아왔다. 39세였는데, 28경기 175이닝, 18승4패, 평균자책점 1.75로 사이영 수상자가 됐다.
2022시즌 후 뉴욕 메츠와 2년 860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2023시즌 27경기 162.1이닝, 13승8패, 평균자책점 3.22를 올렸다. 40세 시즌에 이 정도 성적을 냈다. 시즌 도중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됐다.
그러나 2024년 17경기 90.1이닝, 5승6패, 평균자책점 5.48에 그쳤다. 어깨와 목 등에 부상을 입으면서 제대로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시즌 후 다시 프리에이전트(FA)가 됐다.
시장이 열리자 복수의 팀이 관심을 보였다. 비시즌 선발 보강을 노리다 헛물만 켠 샌프란시스코가 벌랜드를 품었다. 베테랑 벌랜더 영입으로 반전을 노린다.
MLB닷컴은 "벌랜더는 미래 명예의 전당 헌액자다. 지난해 부상으로 애를 먹었다. 샌프란시스코는 벌랜더의 라커룸 존재감과 포스트시즌 경험에 기대를 걸기로 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도 나쁜 것 없다. 벌랜더가 미친 활약을 다시 뽐낸다면 그만큼 팀이 강해진다. 1년 계약이기에 부진할 경우 시즌 후 바로 결별하면 된다.
김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