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통해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후보를 향한 나머지 두 후보의 맹공이 거세지고 있다.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몽규는 원래부터 출마해서는 안 되는 후보"라며 "지난 2024년 11월 5일 발표된 감산 결과에서 문체부는 정몽규 등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에 대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협회가 이를 거부하고 재심의를 요구했지만, 문체부는 다시 징계 조치 요구가 문제없다며 기각하고 이행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더 이상 축구협회는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를 거부할 이유와 근거가 없다"라며 정 후보에 대한 축구협회의 징계가 즉시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당시 회장이었던 정 후보를 비롯해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관여한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게 자격정지 이상 징계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징계의 주체인 축구협회 공정위원회가 정 후보의 영향력에서 완전하게 벗어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실제로 2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징계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협회는 문체부에 재심의를 요청했다 기각당했다.
허 후보는 이대로 정 후보가 선거에 출마해 당선될 경우 축구협회에 막대한 손실을 입힐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그는 "문체부는 '거짓 사업계획서'로 부당하게 받은 보조금 56억원 환수는 물론 5배의 제재과징금을 부과할 것임을 밝혔다. 그리고 이에 머물지 않고 국고보조금 배제도 경고하였는데, 최고 5년간 배제할 수 있다. 이러한 금액을 합할 경우 협회가 입을 손실 금액은 약 2500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신문선 후보도 기자회견을 열고 허 후보와 같은 내용의 주장을 꺼냈다. 신 후보는 회장선거관리규정과 선거 공고에서 명시한 후보자 결격 조항인 축구협회 정관 제29조 제2항 제7호를 근거로 정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제7호는 사회적 물의, 협회나 대한체육회로부터 징계는 받지 않았지만 임원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유사 행위 등 그 밖에 적당치 않은 사유가 있는 사람은 후보자 자격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라며 "정 회장이 당선된다면 문체부가 승인하겠느냐. 결국 검찰 수사 과정까지도 갈 거라는 생각이다. 지난 12년 동안 협회를 이끌며 작은 흠결도 있지만 명예롭게 떠나는 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원래 예정일이었던 8일 선거는 허 후보 측의 가처분신청을 통해 중단됐다. 축구협회가 어물쩍 23일로 새 선거일을 잡았지만 두 후보의 반발로 인해 무산됐다.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전원은 사퇴한 상태라 모든 과정을 새로 시작해야 한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정 후보는 4연임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가운데 정 후보를 견제하려는 허 후보, 신 후보의 공세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다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