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도 흉내 낼 수 없는 한정판”

자신을 이렇게 정의한 제니는 자신의 첫 솔로 앨범 타이틀곡에서 ‘제니’를 무려 60차례 넘게 외친다. 자기애를 넘어 제니의 정체성 그 자체를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7일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첫 번째 솔로 정규 앨범 ‘루비(Ruby)’ 타이틀곡 ‘라이크 제니(like JENNIE)’를 전 세계에 공개했다. ‘라이크 제니’는 제니가 가짜 이미지와 거짓된 이야기들에 맞서 싸우고, 결국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뮤직비디오로 담았다.

앞서 선공개했던 ‘만트라’부터 ‘엑스트라라지’ ‘젠’ 등을 통해 솔로 가수 제니로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만들어가던 제니는 ‘라이크 제니’로 정체성의 절정을 찍었다.

공격적이고 묵직한 랩을 내뱉은 카리스마 넘치는 제니의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가사가 더 놀랍다. ‘그래 난 유죄야, 잘난게 죄니’ ‘제니만큼 사람들을 미치게 하는 사람이 있어?’ ‘안티는 날 싫어해. 걔넨 절대 제니가 못 되거든’ 등 솔직하고 당당한 제니의 애티튜드가 엿보인다.

특히 ‘피팅룸엔 흔적 남겨둬, 핫한 가십거리가 되겠지’, ‘전 연인들은 생각도 안 해 그들이 날 그리워하겠지’ 등 실내 흡연 논란과 각종 열애설 등 제니를 둘러싼 이슈를 연상케 하는 가사도 눈에 띈다.

뮤직비디오 엔딩 장면도 인상적이다. 제니의 몸이 불타오른 후 등장한 카피바라는 거짓을 벗어 던지고 가장 순수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담았다.

그리고 제니의 예상대로 이번 곡은 많은 이슈를 낳고 있다. 뮤직비디오에서 키티 브래지어를 하고 군무를 선보인 제니는 지난 6일과 7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콘서트에서 수위 높은 노출 의상을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노출이 심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제니라서 할 수 있다” “자신감이 보기 좋다” 등의 반응도 나온다.

K팝 간판 걸그룹 블랙링크 멤버 겸 솔로가수 제니가 솔로 정규 앨범을 내놓는 건 데뷔 8년7개월 만이다.

제니의 이번 앨범 제목 ‘루비’는 제니의 영어 풀 네임인 ‘제니 루비 제인(JENNIE RUBY JANE)’의 중간 이름이다. 즉 제니의 정체성 그 자체인 앨범이다. 전곡 프로듀싱을 제니가 직접 맡았다.

제니는 “이번 앨범은 나만의 목소리와 시각으로 솔로 아티스트로서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셰익스피어의 희곡 ‘뜻대로 하세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 사랑, 신념 등의 주제를 담았다. 극장의 커튼을 여는 것은 음악 인생의 새로운 장이 시작되는 것을 상징한다”고 전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블랙핑크의 완전체 활동을 앞두고 멤버들의 솔로 활동이 활발한 가운데, 제니는 멤버 중 가장 자신의 음악 정체성을 확고히 한 멤버가 아닐까 싶다”며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노래에 담으며 그룹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색깔을 만들었다”고 말했다.jayee21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