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사명감' 작심 발언 
"재능으로 모든 걸 덮을 수는 없어 
팀 스포츠 위해 응집력 끌어내야"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6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26명의 명단을 발표한 뒤 가장 격정적으로 말할 때가 있었다. '국가대표의 사명감'을 언급하면서다.
홍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내달 6일 이라크(원정ㄱ바스라), 10일 쿠웨이트(홈ㄱ서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9,10차전에 나설 태극전사 26인을 발표한 뒤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이다. 재능으로 모든 것을 덮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뿐 아니라 '이웃나라' 일본 축구는 유럽 주요 리그를 비롯해 해외에 진출하는 재능 있는 선수가 크게 늘었다. 어느덧 국가대표팀 자원의 절반 이상이 해외파다. 다만 명과 암이 존재한다. 이들이 시너지를 내면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발휘하나 각자 개성만 보이려고 하면 팀은 무너진다. 실제 여러 사례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 축구의 발전만큼 우수 선수의 해외 진출은 늘 수밖에 없다. 하지만 주요 축구 강국처럼 대표팀 경쟁력 향상까지 도달하려면 지도자의 지도력과 선수의 사명감, 책임 의식이 어우러져야 한다.
MZ세대를 필두로 과거와 전혀 다른 문화에서 살아가고 해외 경험을 쌓는 대표급 선수에게 '헝그리 정신'처럼 예스러운 방식으로 동기부여를 매길 수 없다. 최근 축구 뿐 아니라 여러 종목의 대표팀 지도자가 고민하는 지점이다. 그런 점에서 홍 감독은 자기를 비롯해 모든 코치진이 "팀의 발전을 위해 매일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가운데 대표팀에 대한 선수의 태도 역시 바로잡았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는 요즘 굉장히 좋은 능력과 재능을 지닌 선수가 많다. 유럽에서 스카우트한다. 다만 재능으로 모든 것을 덮고 팀 스포츠의 속성을 잃으면 안 된다"며 "한국 축구는 더 높은 곳으로 가야 하는데 (개성만 내세우다가) 응집력이 약해지면 올라갈 수 없다. 지금 우리 선수에게 예전 같은 애국심을 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가대표로 사명감이 필요할 때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표로 마음가짐,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하다. 선수들과 함께하다 보니 대표팀에 간절한 선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현재 재능을 팀 스포츠로 엮어내야 강한 팀이 될 수 있다. 현재 세계 최고 클럽에 뛰는 선수들이 있지만 팀으로 얼마나 강해지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용일 기자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