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내달 월드컵 亞 3차 예선 명단 발표
"유로파 결승 뒤 소통, 우승 기운 대표팀 이어지길"
이름값 아닌 경기력… 폼 좋은 K리거에 기회 부여

빅리그 생활 1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컵을 품은 '캡틴' 손흥민(33·토트넘)이 태극마크를 달고 조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뛴다.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내달 6일 이라크(원정.바스라), 10일 쿠웨이트(홈.서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9,10차전에 나설 태극전사 26인을 발표, 손흥민을 포함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손흥민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3차 예선 3,4차전 원정 2연전에 뛰지 못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발부상 여파로 물음표가 매겨졌다. 그는 한 달간 그라운드를 떠났다가 지난 11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 교체 출전하며 복귀전을 치렀다. 
부상이 크게 호전된 건 아니다. 다소 무리하게 뛴 건 지난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로파리그(UEL) 결승 때문이다.
손흥민은 맨유와 결승전에 후반 교체 출전, 토트넘의 1-0 신승을 이끌며 우승 꿈을 이뤘다. 하지만 명단 발표를 앞두고 열린 브라이턴과 EPL 최종 38라운드엔 발부상 여파로 다시 결장했다.
여기에 최근 한 여성이 손흥민의 아이를 뱄다고 주장, 돈을 뜯어내려고 한 사실이 밝혀져 떠들썩하다. 
손흥민이 대표팀에 합류해 정상적인 몸과 정신으로 뛸 수 있겠냐는 우려 시선이 따랐다.
홍 감독은 믿음을 보였다. "경기 외적인 부분은 관여할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손흥민의 발부상에 대해서는 코치진이 소통해왔다. 큰 문제 없다더라.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에도 소통했다. 경기 뛰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해 소집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손흥민이 '무관 꼬리표'를 떼어낸 걸 반겼다. 홍 감독은 "손흥민이 개인 성적은 최고였으나 긴 시간 팀에서 우승하지 못했는데, 유럽 큰 대회에서 주장으로 우승해 기쁘다. 모두 자랑스러워할 일"이라며 "축하의 말을 전한다. 대표팀에서 잘 이어졌으면 한다"면서 우승 기운을 안고 합류하기를 바랐다.

◇명단 키워드, 이라크 원정 변수 극복할 '최고 컨디션 그리고 경험치'

한국은 승점 16(4승4무)으로 조 1위다. 요르단(승점 13) 이라크(승점 12)가 2,3위에 각각 올라 있다. 이라크와 9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쿠웨이트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을 품는다.
26인 명단의 화두는 이름값이 아닌 현 시점 최고의 몸상태를 지닌 자다. 사실상 이라크 원정에 모든 걸 걸고 싸워야 한다. 무더위와 더불어 중동 특유의 낯선 분위기와 싸워야 하는 만큼 '폼 좋은 선수'를 우선으로 했다. 무엇보다 유럽파는 시즌을 마치고 휴식기에 들어간 몸이어서 컨디션이 불명확하다. 그동안 '젊은피 유럽파' 바람을 일으킨 배준호(스토크시티) 엄지성(스완지시티) 등을 제외한 이유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달고 뛰어온 수비의 핵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도 3월에 이어 6월 명단에도 빠졌다.
대신 K리그1 득점 선두(10골) 전진우(전북 현대)가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와 함께 전북의 비상을 이끄는 미드필더 김진규, 수비수 박진섭도 모처럼 부름을 받았다. 리그 최고의 '조커'로 떠오른 문선민(FC서울)도 홍명보호에 합류했다. 홍 감독은 "포지션별 경기력과 좋은 폼을 우선으로 했다. 지금은 (경기력과 체력 등이) 준비된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했다. 

김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