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시영이 둘째 임신 사실을 밝히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혼한 전 남편의 동의 없이 냉동배아를 이식해 임신을 했기 때문이다. 비혼 출산 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 동의 없는 임신 사실에 누리꾼들은 온라인 상에서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시영은 지난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현재 임신 중”이라고 밝히며, 결혼 생활 당시 시도했던시험관 시술의 배아를 이혼 직후 이식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전 남편과) 모든 법적 관계가 정리돼 갈 즈음, 배아 냉동 보관 만료 시기가 다가오면서 선택 시간이 왔고, 이식 결정을 내렸다”며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이시영은 “상대방은 동의하지 않았지만, 내가 내린 결정에 대한 무게는 온전히 안고 가려고 한다”고 밝혀 전 남편의 동의 없이 배아 이식을 진행했음을 시사했다. 이어 이시영은 “질책이나 조언은 얼마든지 겸손한 마음으로 감사히 받아들이겠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내게 다시 한번 찾아와 준 아기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혼자서도 부족함 없도록 깊은 책임감으로 성실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시영은 얼마가지 않아 글을 삭제했다. 임신 고백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상에서 비판 여론이 나오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07년 인기 방송인 허수경은 “정자 기증을 통해 시험관 아기로 임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빠 없는 임신’이라는 점에서 당시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여성의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받아들여지면서 사회적 논의가 한층 더 성숙해졌다.

또 지난 2020년에는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가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을 출산했다고 공개하며 비혼 출산에 대한 인식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시영의 사례는 ‘동의 없는 정자 사용’이라는 문제를 쏘아 올렸다. 무분별한 정자·난자 이식과 활용에 대한 문제를 점화했기 때문에 당분간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의 동의 없이 배아를 이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난임카페에서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한 온라인 난임 카페에 글을 쓴 이용자 A는 “(이시영의 사례와) 반대로 제 동의 없이 이혼한 남편이 내 배아를 누군가에게 이식해서 출산한다면 너무 화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 B는 “생명에 관한 것이라 법적인 조치가 당연히 촘촘할 줄 알았다. 불법이 아닌 것은 알겠지만 신체에 대한 근본적 권리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고 ‘입법공백’ 상태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socool@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