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도 사람, 18이닝 9출루 경기후 7회 등판은 무리였나?

로버츠 감독의 ‘믿음’이 독이 됐다.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도 사람이다.

전날 18이닝 혈투 끝에 9출루를 기록했던 오타니는 하루만에 선발로 나서 6이닝 4실점을 남기며 월드시리즈(WS) 4차전 패전 위기에 몰렸다. 불굴의 투혼이지만, 지친 몸은 숨길 수 없었다.

28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4차전. 오타니는 1번 타자 겸 선발투수로 출전했다.

1회부터 97마일 강속구를 뿌리며 토론토 타선을 제압했고, 4회에는 세 타자 연속 삼진도 기록했다. 하지만 3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흐름이 흔들렸다.

이후 6회까지는 안정된 피칭으로 버텼지만, 7회가 문제였다.

전날 18이닝을 소화한 여파가 누적된 듯, 7회 선두타자 달튼 바쇼와 어니 클레멘트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급격히 흔들렸다. 투구수는 이미 90개를 넘긴 상황.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를 그대로 마운드에 남겼다. 결과는 뼈아픈 오판으로 이어졌다.

구원 투수 반다가 등판했으나 히메네스에게 적시타, 대타 프랜스에게 내야 땅볼 타점을 내주며 오타니의 승계주자들이 모두 홈을 밟았다.

투수 오타니의 이날 성적은 6이닝 6안타(1홈런) 1볼넷 6삼진 4실점.

4차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6-2로 다저스를 꺾고 WS 2승2패로 균형을 맞췄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투수 오타니 쇼헤이를 상대로 역전 결승포를 터뜨렸다.

3차전에서 4타수 4안타(2홈런) 5볼넷으로 WS 한경기 최다출루(9출루)기록을 세운 타자 오타니는 4차전에선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으로 침묵했다.

3차전 야구의 신이, 4차전에서 그나마 인간미를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