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림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개막전 첫날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김아림은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 &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200만달러)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선두에 올랐다. 이 대회는 최근 2년 동안 투어 대회 우승자 32명이 출전해 컷 없이 순위를 가리는 '왕중왕전' 성격을 띤다.
김아림은 작년 롯데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 대회 출전권을 땄다.
김아림은 2021년 US여자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2022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했지만 2023년과 작년에는 출전하지 못해 이번이 3년 만이다. 2022년 첫 출전 때는 나흘 동안 한 번도 60대 타수를 치지 못하고 2라운드 때 친 2언더파 70타가 최저타였던 김아림은 3년 만에 돌아온 레이크 노나 골프 & 컨트리클럽에서 펄펄 날았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각각 두 번밖에 놓치지 않았고, 퍼트는 27개로 막았다.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았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아림은 13번 홀(파3)에서는 칩샷 버디를 뽑아내는 행운도 잡았다.
7번 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이 홀에 들어갈 뻔했고, 9번 홀(파5)에서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옆에 떨궈 칩샷으로 1m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김아림은 "샷과 퍼트 등 모든 게 좋았다"고 말했다.
작년 시즌 최종전이 끝나고 한 달가량 한국에 머물다 1월부터 베이스캠프인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돌아온 김아림은 샷 연습보다 웨이트 트레이닝 등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골프 연습은 고작 2주밖에 하지 않았다는 김아림은 "그래서 오늘 결과에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김아림은 "3년 전 처음 이 대회에 출전했을 때보다 경험이 쌓였고 실력도 늘었다. 작년까지 드로볼을 쳤는데 제대로 컨트롤이 되질 않았다. 스윙을 바꿨고 지금도 드로볼을 치지만 컨트롤이 잘 되는 페이드를 자주 치려고 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김아림은 겨울 훈련 장소인 올랜도의 아일워스 골프장이 이 대회 코스와 비슷한 게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 버뮤다 잔디에 적응했다"고 말했다.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난 고진영이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