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경기는 늘 박진감이 넘친다.
현역 최고의 장타자인 매킬로이는 장애물을 가로질러 넘기는 강력한 티샷을 포함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즐긴다. 이런 공격적인 플레이 덕분에 매킬로이의 경기는 누구보다 역동적이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불안하다. 지나친 공격적인 플레이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더러 나왔다.
또 아드레날린이 치솟은 상태에서 경기를 펼치다 집중력이 무너지면서 우승을 놓친 적도 여러 번이다. 그는 지난해 US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한발짝이 조금 넘는 거리의 퍼트를 두 번이나 넣지 못해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게 1타 뒤진 준우승에 머물렀다.
18번 홀에서 놓친 파퍼트는 1.2m짜리였다. 얼마나 뼈아팠는지 매킬로이는 기자 회견도 마다한 채 코스를 떠났고 거의 한 달 동안 두문불출했다. 2일 열린 AT&T 페블비치 프로암 최종 라운드에서 매킬로이는 18번 홀(파5) 티박스에서 아이언을 꺼내 들었다.
대회가 열린 페블비치 링크스의 18번 홀은 2번(파5), 14번(파5) 홀에 이어 세 번째로 쉬운 홀이다.
이번 대회에서 이글 8개, 버디 109개가 쏟아졌고 보기는 18개뿐이었다. 매킬로이도 2라운드에서는 이글, 3라운드에서는 버디를 뽑아냈다.
다만 18번 홀은 왼쪽 페어웨이가 바다에 딱 붙어 있어서 오른손 선수가 티샷을 당겨치면 볼은 페널티 구역에 빠질 염려가 있다. 페어웨이 오른쪽은 OB 구역이다.
매킬로이는 18번 홀 티박스에 올랐을 때 3타차 선두였다.
먼저 경기를 끝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루카스 글로버(미국), 그리고 동반 플레이를 펼친 셰인 라우리(북아일랜드)가 3타 뒤진 공동 2위였다. 매킬로이는 마지막 홀을 버디로 장식하는 화려한 피날레 대신 안전한 '굳히기'를 선택한 것이다. 아이언 티샷으로 238야드를 보낸 매킬로이는 289야드 남은 거리를 안전하게 잘라 갔다. 두 번째 샷으로 186야드를 보냈고 116야드를 남가고 웨지로 홀 7m 거리에 볼을 안착시켰다. 두 번의 퍼트로 파를 지킨 매킬로이는 버디를 잡아낸 라우리를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