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민, 팀.개인 최악 성적에 英 언론 비판 집중… 희찬, 경기력 기복에 주전 경쟁 제외
강인, 전성기 바라볼 시기에 '전력 외' 분류… 이번 여름 이적시장 이동 있을지 관심
한국 축구의 간판 구실을 하는 '코리언 빅리거'의 입지가 동시에 위태롭다. 오는 여름 이적시장에 탈출구를 모색할 것인가.
◇손흥민.황희찬, 프리미어리거 전성시대 끝?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번째 시즌을 보내는 손흥민(33.토트넘)은 세월의 무상함을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햄스트링 부상을 입더니 최근 들어서는 발을 다쳐 전열에서 이탈했다.
토트넘에서 10년간 활약하면서 부상은 종종 따랐으나 한 시즌에 이토록 연달아 크고 작은 부상에 갇힌 건 드물다. 이전 같지 않은 몸 상태에 회복도 더디다. 그는 지난 13일 울버햄턴과 EPL 32라운드에서 발 부상으로 결장한 데 이어 18일 프랑크푸르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토트넘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몇 주간 발 문제로 고생했으나 (경기에 나서기 위해) 잘 이겨냈다. 지난 며칠간 훈련했는데 잘되지 않았다"며 몸 상태를 우려했다.
손흥민은 이번시즌 EPL 잔여 6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현재까지 28경기를 뛰었다. 선발 횟수는 23회. 최근 5년 사이 그가 한 시즌 리그에서 선발로 30경기 이상을 뛰지 못한 건 이번시즌이 처음이다. 또 최근 5경기에서 출전 시간은 260분에 불과, 경기당 평균 52분만 소화했다.
9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 달성 여부도 불투명하다. EPL 데뷔 시즌인 2015~2016시즌(4골)을 제외하고 2016~2017시즌부터 지난시즌까지 손흥민은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2021~2022시즌엔 23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이번시즌은 7골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의 부진과 어우러져 토트넘도 리그 15위에 머물러 있다. 근래 들어 보기 어려운 최악의 성적. 영국 언론은 토트넘의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을 향해 신랄한 비판 메시지를 내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적설도 나온다. 다른 빅리그 클럽 뿐 아니라 몇 년 사이 손흥민에게 지속해서 관심을 품는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일부 팀도 거론된다.
전성기 나이에 놓인 황희찬(29.울버햄턴)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이번시즌을 앞두고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크) 지휘봉을 잡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에게 러브콜을 받은 그는 울버햄턴 잔류를 선언했다. 그러나 EPL에서 19경기 출전(2골)에 그쳤다. 선발 횟수는 단 5회다. 지난시즌 리그에서만 12골을 터뜨린 기세는 사라졌다.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이 빅리그 생존에 걸림이 되고 있다. 황희찬의 장점은 순간 속도와 돌파인데, 임시방편적인 햄스트링 치료를 장기화하다 보니 고질적인 병이 됐다. 경기력에 기복이 따르며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전성기 바라봐야 할 이강인, PSG서 사면초가
프랑스 리그1에서 뛰는 한국 축구 '차세대 리더'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PSG)도 최악의 행보다. 지난 겨울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나폴리에서 합류한 뒤 설 자리를 잃었다. 지난달 17일 마르세유와 리그1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뛴 뒤 한 달째 결장했다. 최근 애스턴 빌라와 챔피언스리그 8강 1,2차전엔 단 1초도 뛰지 못했다. '전력 외'로 분류된 인상이 짙다.
그는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EPL 주요 빅클럽과 연결되고 있다. PSG와 2028년 여름까지 계약돼 있는데 타 빅클럽은 충분한 이적료를 지급할 여력이 있다. 다만 전성기를 향하는 이강인에게 중요한 건 출전 시간. 험난한 주전 경쟁 리스크를 지닌 빅클럽보다 '뛸 수 있는 팀'을 찾아야 할 시기다. 이강인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김용일 기자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