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상반기 드라마 결산]

올해 상반기 드라마 부문에서는 넷플릭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중증외상센터’ ‘폭싹 속았수다’가 글로벌 1위를 기록하며 히트작을 선보였다. 반면 지상파는 SBS를 제외하고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품이 없어 지상파 위기론이 더욱 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드라마에 관한 관심이 떨어진 탓이 컸다. 지난해 말 계엄 정국 이후 탄핵, 대선까지 정치 이슈가 잠식하면서 콘텐츠 소비 역시 뉴스 등으로 쏠렸다.

◇ SBS ‘나완비’ ‘보물섬’ ‘귀궁’ 10%대 체면 유지…KBS MBC 흥행 작품 없어 ‘참패’

특히 지상파는 암울했다. 지상파인 KBS, MBC의 드라마 편성이 여타 케이블이나 OTT에 현저하게 밀리며 회복하지 못한 한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MBC ‘바니와 오빠들’은 시청률 0.7%까지 하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나마 SBS가 ‘나의 완벽한 비서’ 12.0%, ‘보물섬’ 15.4%, ‘귀궁’ 11.0%로 모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기면서 체면 유지를 했다.

종편과 케이블은 나름대로 선전했다. 임지연이 주연한 JTBC ‘옥씨부인전’은 최고시청률 13.6%를 기록했다. 의료 대란으로 1년 늦게 편성됐던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초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윤정 강유석 신시아 한예지 등 신선한 얼굴을 내세워 최고 시청률 8.1%로 마무리했다. 박보영 주연의 tvN ‘미지의 서울’은 8.4%로 선전했다. 반면 제작비 500억 원 대작 tvN ‘별들에게 물어봐’는 1%대에서 고전하다 2.6%로 종영해 참패한 성적을 거뒀다.

◇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폭싹 속았수다’ 글로벌 히트…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 부진

OTT 플랫폼에서는 넷플릭스가 단연 돋보였다. 올초 의료대란 이슈와 맞물리면서 ‘중증외상센터’ 주제가 주목받았다. 주지훈 원톱에 추영우 하영의 매력적인 연기가 시너지를 내며 글로벌 TV쇼(비영어) 1위까지 차지했다.

아이유 박보검 문소리 박해준 주연의 ‘폭싹 속았수다’ 역시 글로벌 히트작이 됐다. 제주를 배경으로 애순이와 관식의 일대기를 그린 16부작 시리즈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세트장과 소품 등이 방영 내내 이슈였다. 전 회차를 공개하는 넷플릭스의 편성 방식을 벗어나 시리즈를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4차례에 걸쳐 나눠 4주간 공개했지만, 화제성이 전혀 떨어지지 않은 점도 고무적이었다.

마지막 시즌에 접어든 ‘오징어 게임3’은 스토리의 호불호에도 불구하고 미국, 영국 등 플릭스패트롤이 집계하는 93개국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반면 티빙과 웨이브 등 토종 OTT 작품은 미비했다. 특히 티빙은 지난해 ‘우씨왕후’ 이후 ‘원경’ ‘춘화연애담’을 통해 고수위의 노출신으로 시선몰이를 하려 했으나, 비판적 여론에 직면했다. 학원물 ‘스터디그룹’ ‘러닝메이트’나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스톰’ 등도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웨이브 ‘원 히어로즈 하이스쿨’ 역시 촬영 2년 만에 선보였음에도 기시감이 드는 소재로 큰 반향은 없었다.

디즈니+는 ‘트리거’ ‘하이퍼나이프’ ‘나인퍼즐’ 등 장르물 위주로 편성했으나, 시청자에게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특히 김수현 주연의 ‘넉오프’는 고(故) 김새론 논란으로 무기한 연기에 직면해 하반기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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