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당연했던 선발 등판 기회도 얼마나 주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류현진(30·LA 다저스)이 빅리그 생존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MLB.com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9일(한국시간) 류현진이 오는 12일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지난해 7월 8일 이후 처음으로 실전에 나선다. 자리가 보장된 주축 선수들에게 시범경기는 시즌을 앞두고 페이스를 올리기 위한 시범무대다. 하지만 30개월 동안 단 한 번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에게 시범경기는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무대가 됐다. 얼마나 건강한 상태로 공을 던지는지, 여전히 타자를 이길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 빅리그를 꿈꾸는 마이너리거와 비슷한 처지인 셈이다. 

그만큼 다가오는 에인절스전이 중요하다. 에인절스를 상대로 통증 없이 좋은 성적을 내야 다음 기회가 주어진다. LA 타임스는 지난달 16일 스프링캠프에 앞서 “류현진은 2013년과 2014년 빼어난 투구를 했다. 하지만 2015년 어깨 수술을 받은 후 완벽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단 한 번만 등판했고, 구속은 80마일 중반대에 머물렀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시즌 내내 완벽한 몸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 주목할 것이다. 류현진이 증명하기 전까지는 류현진의 선발진 진입을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클레이턴 커쇼, 리치 힐, 마에다 켄타까지 선발진 세 자리를 확정된 상태나 다름없다. 류현진은 남은 두 자리를 바라봐야 한다. 훌리오 유리아스, 브랜든 매카시, 스캇 카즈미어 등과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저스는 지난달 26일부터 시범경기를 시작했다. 9일까지 총 13경기를 치른 사이 류현진의 경쟁자들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다저스가 미래의 에이스로 낙점한 유리아스는 지난 1일 경기에선 1이닝 1실점했으나 지난 6일에는 2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반면 매카시는 지난 4일 경기에서 2이닝 2실점했고 카즈미어는 지난 7일 등판 후 엉덩이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류현진이 에인절스전부터 질주하면 목표로 삼았던 선발진 진입도 충분히 가능하다.  

류현진은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며 “처음 다저스에 왔던 2013년이 기억난다. 그 때도 시범경기에서 선발진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을 했었다. 투수라면 누구나 선발진에 포함된 채 개막을 맞이하기를 원한다. 나 또한 그렇다”고 각오를 다졌다. 류현진은 2013년 7차례 시범경기에 나서 27.1이닝을 소화하며 2승 2패 방어율 3.29로 활약했고 커쇼, 잭 그레인키 등과 함께 당당히 선발진에 포함됐다. 샌프란시스코와 개막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6.1이닝 3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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