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4)가 결국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보장되지 않는 마이너리그 계약이다. 연봉도 적고 기간도 1년이다.
보장된 것은 시애틀의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참가뿐이다. 따라서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무대에 서기 위헤서는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이대호의 한국 내 매니지먼트를 맡은 몬티스 스포츠 매니지먼트그룹은 3일 "이대호가 시애틀과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동시에 시애틀도 '이대호와 1년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MLB닷컴은 '시애틀이 계약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면 최대 4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며 '최근 시애틀은 좌타 1루수 애덤 린드를 영입했다. 우타자 이대호와 계약하며 플래툰 시스템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프로야구에서 매우 높은 생산력을 보였다"며 "우리 팀에서 어떻게 그 공격력을 선보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애틀은 이대호를 40인 로스터에 포함하지 않고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초청했다.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는 25명으로 제한한다. 이대호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진정한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다.
한국의 유명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보장받으며 진출한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하지만 이대호는 돈이나 명예보다 도전을 선택했다. 사실 이 정도의 계약이면 비난이 쏟아질만도 하지만 분위기는 이대호의 도전 정신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2014·2015년)을 차지한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이대호에게 잔류 계약을 요청했다. 보장 금액은 5억 엔 이상이었고, 팀 중심 타자로 극진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스프링캠프부터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택했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해야 연봉도 오른다.
이대호는 2001년 롯데에 입단하며 한국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2011년까지 1150경기에 나서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올렸다.
2012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일본에 진출한 이대호는 4시즌 동안 570경기 타율 0.293, 98홈런, 348타점을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정교함을 갖춘 거포' 이미지를 굳혔다. 하지만 30대 중반에 접어든 이대호에게 메이저리그 계약을 제시한 팀은 없었다. 이대호는 야구 인생 마지막 목표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택했다.
올해를 빅리그 진출 마지막 기회로 본 이대호는 안정적인 조건을 제시한 소프트뱅크 구애를 뿌리치고 시애틀 입단을 결정했다.
이대호는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서 팀에서의 주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충분히 그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수준 높은 경쟁을 통해 팀에 보탬이 되도록 내 능력을 발휘할 생각이다. 기회를 준 시애틀 구단에 감사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