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비스트가 새 기획사 합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아직 계약서에 사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그들 앞에 놓인 상황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비스트는 이런 ‘가시밭길’을 넘어 다시 ‘꽃길’을 걷게 될까? 

비스트는 지난 10월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끝낸 후 홍콩 엔터테인먼트 관계자, JYP픽처스 출신 제작자와 함께 기획사 ‘굿럭’을 설립하기로 했다. ‘굿럭’은 비스트의 히트곡 제목이다. 현재 사무실 개설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용준형은 지난달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네잎클로버 이모티콘과 함께 ‘굿 럭(good luck)’이라고 적힌 종이 사진을 올리며 사실상 ‘굿럭’ 행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여러 가요 관계자에 따르면 비스트 멤버들의 측근들 중에서도 비스트가 기존 소속사 큐브 엔터테인먼트와 결별하는 걸 만류하는 의견을 지닌 이들이 아직 남아있다. 큐브 측도 여전히 재계약 의지를 지니고 있는 상황이다. 

알려진대로 큐브 측이 ‘비스트’라는 팀명에 대한 국내 상표권과 이들의 발표곡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아직 비스트 멤버들과 큐브 사이에 이 문제에 대한 협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악의 경우 비스트는 팀명을 바꿔야 하고, 공연이나 행사에서 기존 비스트의 히트곡을 부를 수 없게 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한 가요관계자는 “비스트 멤버들이 ‘비스트’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은 해외 시장에서 겪게 될 것이다. 새로운 K팝 팀이 해외 인지도를 쌓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름을 바꾼 뒤 이전 명성과 인기를 해외 시장에서 이어간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현재 비스트의 팬사이트 등 팬관리에 필요한 데이터베이스, 툴 등도 모두 큐브 소유다. 비스트 멤버들이 독립할 경우 완전히 새롭게 팬덤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큐브에서 비스트와 함께 일했던 스태프 대부분도 현재는 큐브에 잔류하고 있는 상태다. 비스트가 큐브와 여러 측면에서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않는한 결코 독자 노선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비스트가 이런 수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감행해 성공해 낼 수 있을지,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 관계자는 “큐브는 지금도 비스트를 잔류시키려는 의지를 여전히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안다. 비스트 멤버들 입장에서도 여전히, 결단이 쉽지 않을 것이다. 도전을 결심했다면 멤버들의 의지와 합심, 결속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만약 독립을 한다면 새롭게 도울 스태프들이 얼마나 팀에 대한 애정이 있고,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중요하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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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