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감이 돌아왔다. 느낌이 좋아 기대가 된다."
라운드를 마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박성현(25)의 표정이 무척 밝았다. 그는 11일 인천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오션코스(파72·631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바람이 심한 날씨에도 빼어난 샷감을 뽐내며 공동 4위에 올랐다. 버디 7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쳐 단독 선두인 하타오카 나사(일본)를 3타 차로 따라붙었다.
이날 박성현은 2번 홀(파4) 보기로 출발했으나 3번 홀(파3) 버디로 만회한 뒤, 5번 홀(파5)에서 7번 홀(파5), 8번 홀(파3), 9번 홀(파4)에서는 연속 버디 행진을 벌이며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12번 홀(파3)에서도 버디를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지만 17번 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를 적어낸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18번 홀(파5)을 버디로 마무리하며 기분좋게 라운드를 마쳤다.
경기 후 박성현은 "오늘 바람이 굉장히 많이 불었지만, 샷감과 퍼트 감이 좋아서 버디를 7개나 칠 수 있었다. 17번홀이 굉장히 아쉬웠다. 보기로 막을 수도 있었는데 칩샷이 조금 안 좋아 더블보기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바로 이어진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상황에 대해서는 "공이 도로에 맞은 것은 못 봤는데, 떨어지고 난 후에 갤러리 환호가 나왔다. 페어웨이를 걸어가서야 공을 봤는데, 캐디와 400야드는 나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좋았다"며 웃었다.
이날 박성현은 세계랭킹 2위이자 상금 1위인 아리야 주타누간(태국)과 일주일만에 맞대결을 펼쳐 많은 관심을 받았다. 둘의 대결을 보기 위해 대회 첫날부터 구름 갤러리가 몰려들었다. 지난 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는 박성현이 쭈타누깐에 2홀 차로 패했다. 이날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쭈타누깐이 3언더파 69타 공동 6위를 해 박성현의 우세승이다. 쭈타누깐과의 연속 맞대결에 대해 박성현은 "서로 편하게 라운드했다.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한 매치 플레이보다는 스트로크가 편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여자골프 기대주 하타오카는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대니엘 강(26)과 찰리 헐(잉글랜드)이 나란히 5언더파 공동 2위, 이민지(22)가 4언더파로 박성현과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장하나(26), 김지현(27)은 주타누간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6위에 자리했고 전인지(24)는 2언더파로 리디아 고와 함께 공동 10위에 올랐다.

유인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