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SON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한 번 터지니 거침이 없다.
손흥민은 26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8~19시즌 EPL 19라운드 본머스전에서 멀티골로 5-0 대승을 이끌면서 시즌 9~10호 골(리그 6~7호 골)을 넣었다.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2015~2016시즌 EPL에 입성한 손흥민이 해를 넘기기 전 두 자릿수 골을 넣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첫 시즌 모든 대회 8골로 적응기를 거친 뒤 2016~17시즌 21골로 아시아 유럽파 한시즌 최다골 역사를 쓴 그는 후반기인 1월 28일(FA컵 위컴비전)에 10골을 달성했다.
18골을 넣은 지난 시즌엔 1월 4일(EPL 웨스트햄전)로 앞당겼는데 이번엔 12월 말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직후 월드컵~아시안게임 등 강행군 속 혹사논란에 시달리며 초반 무득점 부진으로 마음고생한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11월 A매치 기간 휴식을 한 뒤 지난달 24일 첼시전서 리그 마수걸이 포를 터뜨린 뒤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사우샘프턴전과 8일 레스터시티전에서 연속골을 뽑아내더니 사흘 전 에버턴전과 이날 본머스전에서 2경기 연속 멀티골로 훨훨 날았다.
한 달 만에 7골을 몰아치며 득점 랭킹 10위권 진입을 넘보고 있다. 아스널의 피에르 오바메양이 13골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손흥민의 팀 동료인 해리 케인과 지난 시즌 득점왕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나란히 12골로 추격 중이다.
손흥민은 대니 잉스, 사디오 마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와 공동 12위다. 맨유 간판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 첼시의 스페인 국가대표 공격수 페드로가 6골로 손흥민보다 한참 뒤처져 있다. 자연스럽게 월간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도 갈아치웠다.
손흥민은 내달 1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을 끝으로 아랍에리미트(UAE)행 비행기에 오른다. 축구국가대표 '벤투호'에 합류해 아시안컵 본선에 출전한다. 한국이 결승에 오른다고 가정하면 리그 3경기에 결장하는데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아시안컵에 합류하기 전까지 벌어지는 세 차례 리그 경기에서 2~3골 정도를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맨유를 제외하면 리그 중위권 팀인 울버햄턴(29일)과 하위권인 17위 카디프시티(1월1일)을 상대하기 때문에 더 많은 골이 터질 수도 있다.
한편, 손흥민은 세 시즌 연속으로 본머스 골문을 가르면서 '본머스 킬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6~17시즌 33라운드 홈경기(4-0 승)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데 이어 지난 시즌 30라운드 원정 경기(4-1 승)에서도 후반에 두 골을 터뜨리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9개월 만에 안방에서 만나 또 멀티골을 쏘면서 본머스 천적으로 떠올랐다.

런던 | 장영민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