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을 떠들썩하게 한 왼손 투수 기쿠치 유세이(28)가 '우상' 스즈키 이치로(46)와 함께 개막전에 나설 가능성이 생겼다.
50세까지 현역으로 뛰겠다는 일본인 '타격 기계' 이치로가 메이저리그 통산 19번째 시즌을 다시 한번 약속받았다.
일본 언론 데일리스포츠는 4일 제리 디포토 시애틀 매리너스 단장의 말을 인용해 이치로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후 3월 말 시즌 개막전에 맞춰 메이저리그로 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디포토 단장은 "이치로는 올 시즌 우리 팀에서 뛴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후 초청선수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 참가한다. 이후 3월 말 시즌 개막전이 열리는 도쿄로 출발하기 전에 보유권을 획득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2001년 시애틀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265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1, 3089안타,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를 기록했다. 2001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따내는 기염을 토하더니 2010년까지 10연속시즌 3할-200안타를 달성했다. 2012년 시애틀을 떠나 뉴욕 양키스와 마이애미를 거쳐 지난해 3월 보장 연봉 75만 달러에 성적에 따라 최대 20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는 1년짜리 계약을 하고 6년 만에 시애틀로 복귀했다.
2018년 시즌에는 15경기에서 타율 0.205(44타수 9안타)에 그친 뒤 지난해 5월 초부터 구단 회장의 특별 보좌역으로 일하면서 잠시 방망이를 내려놓았다.
시애틀은 오는 3월 20일과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2019시즌 메이저리그 개막 2연전을 치른다.
이 무대에서 이날 입단식을 가진 기쿠치와 함께 뛸 가능성이 있다. 기쿠치는 입단 회견에서 "이치로 선배는 하늘에 있는 것 같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이치로 선배와 만날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며 들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스프링 캠프가 끝나야 윤곽이 잡히겠지만, 도쿄돔 마운드에 기쿠치가, 타석에 이치로가 등장하는 상상만으로도 일본 열도가 흥분하고 있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