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측이 '고(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배우 윤지오의 신변을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 사과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변보호를 소홀히 한 책임에 대해 윤지오 씨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어 "확인 결과 기계결함으로 윤 씨의 호출이 112신고에 바로 접수되지 않았고, 문자메시지는 전송됐지만 담당경찰관이 이를 제때 확인하지 않았다"며 "보호책임을 소홀히 한 직원을 조사해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윤 씨의 신변 경호를 위해 경정급 인사 등 여경 5명으로 구성된 '신변경호 특별팀'을 꾸리겠다"고 선언했다. "24시간 교대로 운영되는 신변경호 특별팀은 가장 높은 수준의 신변보호 장치"라며 "신변경호에 문제없다는 결과 나올 때까지 특별팀을 운영할 계획"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윤지오의 신변 보호에 대한 문제는 지난 30일 윤지오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게재하며 시작됐다. 윤지오는 "안녕하세요. 증인 윤지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벽과 화장실 천장에서 의심스러운 기계음이 들리는 등 수상한 정황이 나타나 도움을 청했지만, 경찰이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신변 보호를 위해 경찰 측에서 제공한 위치추적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워치가 작동되지 않아 현재 신고 후 약 9시간 39분이 경과했다"며 "아직도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 무책임한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뭐라 말하기조차 어렵다"고 주장했다.

해당 글은 31일 오전 20만 명 넘는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30일간 20만 명 이상 동의)을 충족했다. 1일 현재 참여인원은 27만 5000명을 넘었다.

이와 관련해 논란이 지속되자 경찰 측은 윤지오를 새로운 숙소로 옮기도록 조치를 취했으며 기계음과 출입문 고장 등의 문제에 대해서 과학 수사대를 파견해 현장 감식을 시행, 결과를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윤지오는 지난 2009년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 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 접대를 했다고 주장한 뒤 세상을 떠난 故 장자연의 동료 배우이자 유일한 사건의 증언자다. 최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장자연 사건과 관련된 목소리를 내며 용기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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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윤지오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