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이 대기록(노히트노런)을 놓친 아쉬움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류현진은 1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에서 8회 1사까지 안타를 맞지 않고 노히트 행진을 펼쳤다.
대기록까지 아웃 카운트 5개를 남겨두고 헤라르도 파라에게 인정 2루타를 맞은 류현진은 8회까지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빅리그 진출 후 개인 최다인 116개를 던졌다.
다음은 류현진과 문답. 인터뷰에선 미국 언론이 쉴새없이 질문을 던졌다. 류현진 어머니의 이름 영문 철자를 묻기도 했다.

-오늘도 매우 뛰어난 피칭 축하한다. 전체적으로 어땠나.
▲요즘 몇 경기는 처음부터 (마운드에서) 내려오기까지 제구도, 컨디션도, 몸도 너무 좋은 상태로 계속 진행됐다.

-오늘 보면 안타 하나도 안 내줄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전혀 그런 생각은 안 한다. 타자들과 최대한 빠르게 상대하려고 하는 것뿐이다. 안타, 홈런 (맞는 것 신경 쓰기 보다는) 빠르게 승부하려고만 한다.

-노히트 기록이 가까이 왔다가 깨졌는데 실망이 큰가, 그때까지 잘 던진 기쁨이 큰가.
▲실망은 없다. 아쉽긴 하지만 다음을 노려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안타를 맞게 되면 여기까지 잘 막았다고 그렇게 생각할 뿐이지 실망은 안 한다.

-안타 맞은 상황은.
▲파라가 잘 친 것이다. 그쪽으로 던지려고 했고 잘 쳤다. (브라이언 도저에게) 볼넷 내준 것은 내가 못 던진 것이다.

-다저스 우익수 코디 벨린저가 스트래즈버그의 우익수 앞 안타 타구를 잡자마자 송구해서 1루에서 아웃시키고 나서 상대팀이 챌린지를 했는데 느낌은.
▲(1루수인 맥스) 먼시에게 먼저 물어봤는데 좀 헷갈렸던 것 같다. 난 처음 보자마자 아웃이라고 느꼈다. 벨린저에게 미안하다. 그런 수비를 해줬는데 기록을 못 만들어서 내가 미안한 느낌이다.

-한국에서도 이렇게 잘 던져서 기록을 만들뻔했던 적이 있나.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오늘 마더스 데이이고 어머니(박승순 씨)가 시구했는데.
▲엄마에게 가장 좋은 날 가장 잘한 것 같아서 기분 좋고, 다음 아빠 생신날에도 잘 던져야 할 것 같다. (웃음)

-안타 맞는게 싫은 지 볼넷 내준 게 더 싫었는지.
▲볼넷이 더 안 좋았다.

-포수 러셀 마틴과 호흡이 잘 맞는데 마틴을 더 선호하나.
▲우리 포수들이 워낙 좋아 누구를 선호하는 건 없다. (오스틴) 반스와 호흡 맞췄을 때도 좋았던 기억이 많다. 러셀은 베테랑이지만 투수인 나를 많이 믿어주는 것 같다.

-투구 수 116개였는데 9회에도 올라갈 수 있었나
▲만약 8회에 안타를 안 맞았으면 9회에도 나갔을 거다. 괜찮냐고 했으면 당연히 괜찮다고 했을 거다.

-특히 홈에서 잘 던지고, 지배하는 경기를 하는데.
▲항상 (홈구장이) 편한 것 같다.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겠지만 편안하게 느낀다. 응원해준 팬들도 많고.

-4경기 연속 7이닝 이상 던졌고 2013년보다 더 안정된 피칭이다. 초창기 하드슬라이더와 비교해 컷패스트볼이 장착된 것 같은데.
▲(컷패스트와 하드슬라이더는) 각도도 그렇고 차이가 많다. 2014년엔 하드슬라이더를 던졌다. 이제 컷패스트볼 제구가 되니까 내 구종이 된 것 같다.

-그동안 7이닝 이상 투구 수 많았던데다 4일 간격이고 낮 경기라 어려움이 많을 거로 예상했는데.
▲지금은 다리 안 좋았던 이후부터는 몸 상태가 좋다. 구속, 제구라든지 다 좋은 것 같다.

-기록을 놓치고 기립박수를 받았는데.
▲지난 경기보다 더 좋았다. 7이닝까지 노히트로 막아 더 좋았던 거다,

-요즘 잘 던지는 게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둔 효과도 있나.
▲전혀 그런 건 없다.

-미국 언론에서 극찬을 하는데 부담스럽지 않나.
▲부담은 없다. 칭찬 들으면 좋은 일 아닌가. 거기에 맞게 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