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출입도 금지 당해

손흥민(토트넘)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던 남성이 현지 수사당국에 붙잡혔다.
가디언은 "작년 10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홈구장 런던 스타디움의 선수 전용 주차장에서 나오는 토트넘 공격수 손흥민을 인종차별적으로 모독한 남성을 색출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영국 공공기소국(Crown Prosecution Service)은 최근 익명의 축구 팬으로부터 이 남성에 대한 정체를 제보 받은 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에 따르면 중년의 이 남성은 웨스트햄 팬으로 밝혀졌으며, 런던 치안 법원은 그에게 벌금 184파운드(약 250달러)를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해당 매체는 "런던 법원 측이 혐의를 시인한 남성에게 축구장 출입을 금지하는 건 지나친 처벌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웨스트햄은 법원 판결과는 별개로 해당 남성에게 런던 스타디움 출입 금지령을 내렸다. 구단 측에서 금지령을 철회하지 않는 한 이 남성은 웨스트햄 홈 경기를 더 이상 현장에서 관전할 수 없다. 웨스트햄은 "남성이 인종차별 근절 수업을 완료한 후 합의서에 서명하면 징계 철회를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열린 웨스트햄과 토트넘의 카라바오컵(리그컵) 16강 경기에서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 직후 한 축구팬이 "웨스트햄 팬이 손흥민을 모독했다"는 제목의 내용과 함께 게재한 영상이 시발점이 됐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이 남성은 경기장을 떠나는 손흥민을 향해 "친구!(Mate!)"라고 외친 뒤 "영화 '혹성 탈출' 복사본을 구해 줄 수 있냐. 당신 DVD 팔지 않냐. 복사본 없냐"고 소리쳤다. 그의 불순한 의도를 파악한 손흥민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후 자리를 뜨려고 하자 이 남성은 "그래 나는 웨스트햄이다. 이 재수없는 놈아"라고 폭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DVD는 영국에서 아시아계 사람들을 인종차별할 때 쓰는 단어로, 이민자들이 불법으로 복사된 영화 DVD를 판매한다는 고정 관념에서부터 시작됐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의 각종 매체들은 이 사실에 대한 보도를 이어갔으며, 남성을 향한 비판적인 여론이 폭주했다.

윤소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