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극장가 부활 신호탄을 쏜 영화 ‘반도’(연상호 감독)의 파급력이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향하고 있다.

‘반도’가 여름시장 포문을 여는 첫 주자이자 구원투수로 중심에 서게 됐다. ‘#살아있다(조일형 감독)’를 시작으로 물꼬를 튼 국내 영화계는 여름시장 첫 대작인 ‘반도’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반응은 이미 뜨겁다. 개봉 하루 전 올해 최고 예매율 신기록을 쓴 ‘반도’는 예상대로 개봉날 올해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갈아치웠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반도’는 개봉 첫날 35만 명을 극장으로 불러모은데 이어 지난 16일 22만 379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세를 이어갔다. 누적관객수는 57만 8564명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침체되어 있는 극장가에 오랜만에 찾아온 단비같은 기록이다.

그러나 ‘반도’의 흥행 돌풍은 이제 시작으로 보인다. ‘반도’가 텅 빈 극장가 활력을 불어넣을거란 기대가 비단 국내에만 국한되진 않기 때문이다. 이미 개봉 전 전세계 185개국에 선판매 된 ‘반도’는 15일 국내 개봉과 함께 대만, 싱가포르에서 동시 개봉, 16일엔 말레이시아에 공개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기된 홍콩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다른 지역의 개봉일정에는 변경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국가에서도 압도적 오프닝을 세우고 있다. 특히 ‘반도’로 극장 영업 재개를 알린 싱가포르의 경우 첫날 박스오피스 14만7000 SGD(약 1억 원)을 기록해 ‘신과함께: 인과 연’, ‘부산행’, ‘기생충’을 뛰어넘는 역대 한국 영화 최고 오프닝을 경신했다. 상영관 내 거리두기로 한 상영관 당 최대 50석만 이용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이룬 매진 행렬이란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다. 대만에서는 이례적으로 300개관에서 대규모로 개봉해 첫날 압도적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현지 영화팬들의 반응도 호평일색이다. ‘부산행’이 아시아 국가들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만큼, 속편인 ‘반도’에도 각국 영화 관계자와 실관람객들의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대만, 싱카포르 등 아시아 국가 관객들은 “‘다이하드’, ‘매드맥스’ 등 유명 액션 영화를 떠올리게 할만큼 짜릿하고 흥미롭다”, “‘기생충’을 넘어설 또 하나의 한국영화가 탄생했다”, “영화관 재개봉을 기대하고 있었다. 코로나19도 함께 사라지길”, “아시아에서 이렇게 멋진 블록버스터 액션영화를 보다니 기쁘다”, “할리우드 좀비영화를 보는듯 하다”, “긴장도 있고 눈물도 있다” 등 SNS를 통해 관람평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반도’의 해외 스크린 성적표도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코로나19 발발 후 사실상 첫 대작 개봉이기 때문이다. ‘부산행’ ‘킹덤’ 등으로 ‘K-좀비’에 대한 관심이 상승한데다 연상호 감독에 대한 신뢰, 강동원의 이름값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칸 국제 영화제에 이어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받으며 글로벌 관심을 입증한 ‘반도’는 국내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침체된 영화계의 숨통을 트여줄 작품으로 남다른 책임감을 짊어지게 됐다.

‘반도’의 해외 배급팀 측은 “‘반도’는 펜데믹 이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극장가 여름 성수기 시즌을 알리는 신호탄 같은 작품이다”라며 “‘반도’를 기점으로 영화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세계 각지에서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배급사 측은 “‘반도’가 아시아 지역 극장 정상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달 베트남, 라오스 등부터 8월에는 북미와 핀란드, 호주, 러시아 등 월드와이드 개봉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가 기다린 영화 ‘반도’가 영화산업의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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