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최강팀을 가리는 월드시리즈 역사에서 두고두고 회자할 마지막 10초였다.
탬파베이는 24일 LA 다저스와의 WS 4차전에서 6-7, 1점 차로 뒤진 채 9회말 공격에 들어갔다. 역전에 재역전을 반복한 이날 경기는 역시 9회말도 쉽게 지나가지 않았다.
2사 1, 2루에서 8회 대주자로 출전한 브렛 필립스가 다저스 마무리 켄리 얀선을 두들겨 중전 안타를 날렸다.
필립스의 극적인 적시타가 나온 순간, 경기는 정신없이 전개됐다. 중견수 크리스 테일러는 서두르다가 글러브 포구에 실패한 데 이어 그만 발로 공을 차고 말았다. 공은 우익수 쪽으로 굴러갔다.
테일러가 뒤늦게 공을 건져낸 뒤에도 혼돈은 계속됐다. 테일러의 송구는 1루수 맥스 먼시에게 향했고, 먼시는 다시 공을 포수 윌 스미스에게 송구했다. 그런데 먼시의 송구가 좋지 않았고, 스미스는 태그 동작을 빨리하려다가 그만 포구에 실패했다.
2루 주자를 잡아내는 것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다저스의 중계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1루 주자 란디 아로사레나는 홈에서 여유 있게 태그 아웃시킬 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 3루에서 멈추지 않고 오버런한 데 이어 홈을 앞두고 주루 중 '한바퀴 구른' 아로사레나까지 실수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아로사레나의 그 주루 실수가 끝내기 승리로 이어졌다. 아로사레나는 공이 뒤로 빠진 것을 보고 홈으로 다이빙해 홈플레이트를 두들기고 경기를 끝냈다.
얀선은 홈을 커버하지 않았다.
불과 10초 사이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 누구 하나 제대로 된 플레이를 해내지 못했지만, 경기는 탬파베이의 승리로 끝이 났다.
ESPN에 따르면 시리즈를 2승 2패 원점으로 돌린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경기 후 "필립스의 타구를 본 순간 동점이 될 거라는 건 알았지만 그 이후에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필립스가 정말로 대단한 일을 해냈다"며 "솔직히 필립스가 언제 마지막으로 타석에 섰는지 모르겠다. 최고의 마무리투수를 상대로 정말로 인상적인 일을 해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